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학교비정규직 투쟁:
호봉제·교육공무직 쟁취를 위해 파업으로 나가자

6월 22일은 역사상 가장 많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에 모여 투쟁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차별과 냉대에 시달려 온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제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됐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 교육을 지탱해 온 소중한 버팀목이다. 교실에서 급식실까지 학교 구석구석에 학교비정규직이 있다. 이들이 없다면 단 하루도 학교가 온전히 운영될 수 없다.

그런데 이 노동자들은 10년을 일해도 경력조차 인정받지 못하며 낮은 임금에 허덕여 왔다. 또한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까닭에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마음 졸여야 했다.

이것은 마땅히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할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해 차별해 왔기 때문이다. 차별이 만연한 학교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평등과 정의를 배울 수 있겠는가? 따라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호봉제, 처우개선, 교육공무직 전환을 요구하며 투쟁하는 것은 정당하다.

6월 14일 교육부장관 서남수는 국회에서 학교비정규직을 전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보고했다. 사실 이것은 이미 법으로 정해진 것이다. 물론 그간 법조차 지키지 않던 정부의 태도가 바뀐 것도 투쟁이 일군 성과일 것이다.

하나로 뭉쳐 싸우자 지난해 11월 3일 학교비정규직 3개 노조가 함께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대회. ⓒ이미진

그러나 이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강사직종이나 한시계약직 등은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도 빠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무기계약직 전환을 회피하며 단시간 시간제 근로를 강요하고 있다. 무엇보다 무기계약직도 해고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교육공무직 전환이 필요하다.

호봉제, 상여금, 명절휴가비 같은 처우개선안 마련은 연기됐다. 정부의 대책 마련이 늦어지면 호봉제는 또다시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는데도 말이다.

파업 건설

교육부는 시간을 끌며 노동자들의 투쟁을 최대한 늦춰보자는 속셈인 듯하다. 경제 위기가 깊어지면서 친재벌·반노동의 박근혜 정부가 알아서 양보할 가능성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따라서 6월 22일 집회를 디딤돌 삼아 파업 건설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지난해에도 파업까지 이어진 단호한 투쟁이 있었기 때문에 시민들의 지지가 쏟아졌고 노조의 규모도 배로 커졌다. 우리가 더 강력한 투쟁에 나설 때 6월 말부터 국회에서 시작될 교육공무직 법안 논의에도 압력이 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정치적 위기에 거듭 빠져들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염원하는 사회적 여론이 높은 만큼 상황은 결코 불리하지 않다.

이때 무엇보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에 속한 3개 노조(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 전국여성노조)의 단결이 중요하다. 노동자는 하나로 뭉칠 때 힘이 커진다는 당연한 진실 때문이다. 교육부까지 교섭장으로 끌어내고 새누리당까지 교육감 직접고용을 얘기하게 된 것도 바로 연대회의로 단결해 투쟁한 성과였다.

물론 서로 다른 노조들이 함께 투쟁하는 만큼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여러 개의 노조로 나눠진 상황이 가하는 압력도 클 것이다. 그럴수록 각 노조가 서로의 견해나 정치적 차이를 인정하고 토론·비판하면서도 공동의 요구와 행동을 중심으로 단결을 도모해야 한다. 또한 투쟁 전술과 방향을 우호적으로 토론하면서 실천 속에서 검증해 나갈 때 서로에 대한 오해나 불신을 줄일 수 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고, 전체 노동계급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따라서 정규직의 연대가 중요하다. 최근 서울 상현초등학교에서 전교조, 공무원노조가 학교비정규직 해고에 맞서 함께 싸우고, 세 노조가 공동으로 분회 창립식을 한 것은 좋은 사례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정규직의 연대만큼 든든한 지원군이 또 어디 있겠는가? 정부에게 학교비정규직, 교사, 공무원의 단결만큼 위협적인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학교비정규직 투쟁에 연대를 건설하면서 조합원들의 자신감을 높인다면 전교조의 일제고사·성과급에 맞선 투쟁도, 공무원노조의 노조탄압도, 해고자 복직을 위한 투쟁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학교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지고 있는 학교비정규직의 투쟁이 전진할 수 있도록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