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혁신학교로 설립됐습니다. 그래서 민주적, 개방적 회의 기구인 ‘교사 다모임’이라는 기구가 있습니다.
이 기구에서 학교비정규직 근로계약을 따져 어떤 대우를 받는지, 어떤 업무를 해야 할지 분석하고, 문제점을 알게 됐습니다.
함께 일하는 교사들에게 학교비정규직의 근로계약 문제를 바로잡아야 학교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설득했습니다.
여러 어려운 상황을 거치면서도 학교 비정규직 10명 중 9명이 노조에 가입하고, 스스로 자신의 권익을 찾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올해 초에는 학교장이 조리종사원을 포함해 회계 비정규직(전산, 도서, 행정, 교무지원, 돌봄강사 등) 10명 정도를 사실상 해고하려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전교조 분회에서 “이것은 혁신학교 설립의 철학을 훼손하는 일이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고를 막으려 나섰습니다.
교장을 설득하려 애썼고, 교육위원을 만났습니다. 언론사에 기고와 보도자료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당시 학교장은 해고를 철회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월 28일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에서 전교조 교사들이 이 사태에 대해 밝히고, 학운위 위원장을 비롯해 학부모들에게 해고를 철회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학운위장이 차기 교장에게 재계약을 제안하기로 해서 문제가 일단락됐습니다.
얼마 전에는 전교조, 공무원노조, 학교비정규직노조가 함께 공동분회 설립 총회를 열었습니다. “인간적 차별 없이” 시작했기에 공동분회 창립식을 여는 것도 자연스러웠습니다. 개교 이후 전회련이든, 공무원노조든, 전교조든 어떤 노동조합이든지 분회를 시작하는 단계였기에 자연스레 함께 열게 됐습니다. 바쁜 와중에 연습을 많이 못 했지만 공연도 했고, 즐거웠습니다.
사실상 전교조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으로 출발했습니다. 창립할 때도 해고된 행정실 노동자가 조합원으로 있었죠. 언젠가 한 학교 울타리에서 사는 교직원이 함께 투쟁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학교비정규직 투쟁은 교육적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학교라는 공간은 교육의 장이기에 학생들에게 있어 누구든 ‘선생님’입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정적 대우와 더 나은 대가를 받는다면 그만큼 교육적 열의가 높을 것입니다. 그것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개교 직후부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하는 호칭을 듣고, 함께 결정해 “선생님”을 넣어 부르고, “교무보조”가 아닌 “교무지원사”로 명칭을 통일했습니다. 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회식도 제안합니다. 이렇게 함께 소통하는 기회가 많아야 합니다.
곧 있을 학교비정규직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릴레이 단식 농성에 참여할 생각입니다. 학교비정규직이 파업을 하면 지난해처럼 우리 학교 전교조 분회의 성명서로 지지를 밝히고, 학부모와 지역사회에 알릴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담임통신이나 주말 편지 등을 이용해서도 최대한 학교비정규직 파업의 의미를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