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으로 승리한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공장을 멈추니까 회사가 깜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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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레미콘 회사 16개 중 9개 회사 노동자들이 73일 동안 파업을 벌여 승리했다.
10년 넘게 거의 동결됐던 운송료를 3천 원 인상했고, ‘노비문서’라 불리던 도급계약서의 독소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또 투쟁의 발단이었던 대원그룹 레미콘 노동자 80명의 해고도 철회시켰다.
레미콘 노동자 투쟁을 이끈 울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총분회 장동기 총분회장에게 이번 투쟁에 대해 들었다.
우리는 울산에서 2000년대에 몇 번 레미콘 노동자 연합회를 구성하려고 했고, 몇몇 회사에서는 파업도 벌였습니다. 그러나 회사의 압력과 용차(일당직 대체차량) 투입으로 실패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울산 펌프카 노동자들이 노조를 조직해 일요일 근무를 없애면서 우리도 일요일에 쉴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영향으로 우리는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10년 전에 삭감된 운송료를 다시 올렸고 노동조합도 만들었습니다.
올해 초 대원그룹은 운송료 1천 원 인상안을 받지 않으면 계약해지(해고)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우리는 설마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노조 만들기 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20년을 일했지만 회사가 먼저 1천 원이라도 인상안을 낸 건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거기에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사람답게 살고 싶어 다른 문제도 논의하고 싶었습니다. 그러자 대원그룹은 레미콘 노동자 80명을 하루아침에 쫓아냈습니다.
그래서 레미콘총분회는 4월 3일부터 9개 회사 모두 동맹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우리는 대체차량을 저지했습니다. 용차 기사들에게 “같이 살자”고 호소했습니다. 레미콘 회사에 불만이 있는 용차 기사들이 우리에게 협조했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고마워서 눈물이 납니다.
그전에는 우리가 파업해도 회사가 용차를 투입해서 다 깼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용차와 우리가 모두 서니까 공장이 멈춰 버렸습니다. 회사는 깜짝 놀랐습니다.
건설기계 5대 기종 노동자들은 85퍼센트가 찬성해 연대 파업을 네 차례(하루 파업 2회, 5일 파업 2회) 벌였습니다. 이런 파업은 처음이었습니다.
우리도 다른 기종 노동자들에게 연대했습니다. 이런 연대 투쟁 덕분에 다른 기종 노동자들도 사측과 타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파업으로 레미콘 회사들은 적어도 피해를 수천억 원 봤습니다. 파업으로 공장을 세운 것 자체가 큰 파괴력을 낳았습니다.
연대가 가장 중요합니다. 회사를 뛰어 넘어 연대해야 합니다. 이제 다른 회사 노동자들에게도 함께하자고 할 겁니다.
진보 정당과 여러 시민 단체들의 연대도 중요했습니다.
지역과 전국에서 연대 투쟁을 벌이면 얼마든지 투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정리 김지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