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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가능성을 보여 준 터키 광장 점거 운동

터키 수도 이스탄불의 한 공원을 지키려는 데서 시작한 시위가 정부에 맞서는 운동으로 번졌다. 정권의 혹독한 탄압으로 시위대가 광장에서 밀려나면서 아쉽게도 운동이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현재는 침묵 시위의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 사회주의자 켄 올렌데가 경찰의 침탈이 시작되기 전 탁심 광장을 찾아 시위대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켄 올렌데가 운동 내에서 오고간 많은 의견들을 소개하며 운동이 어떤 가능성을 보여 줬는지를 전한다.

탁심 광장과 바로 옆의 게지 공원 근처 거리에는 분노가 여전히 들끓고 있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 가스를 동원해 반정부 투쟁에 나선 시위대를 해산했다.

그럼에도 전국에서 시위가 계속 됐다. 이번 저항 운동으로 터키 정부가 안정적이고 강력하다는 환상이 산산조각났다.

어떤 때는 경찰과 격렬히 싸우고 어떤 때는 흥겨운 축제를 벌인 이번 운동에는 변화를 바라는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탁심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혁명가, 평화주의자, 노동조합원, 환경운동가, 사회주의자, 민족주의자 등 다양했다. 게지 공원에 쇼핑몰을 지으려는 계획에 반대한 소규모 시위를 경찰이 공격하면서 대중적 항의 운동이 시작됐다.

그때부터 총리 에르도안의 정의개발당 정부에 이러저러한 불만이 있던 사람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운동 속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다. 그 의견들은 운동의 모순을 담고 있기도 했다.

이슬람화

정의개발당은 터키가 경제 호황을 겪고 지역 열강으로 성장한 것을 등에 업고 세 번 연속 선거에서 승리했다. 정의개발당 정부는 “자유주의”를 자처하며 공무원에게 두건 같은 무슬림 복장을 착용하지 못하게 한 조처를 완화했다. 쿠르드 소수민족과도 대화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터키 사회에서 “이슬람화”가 늘어나는 현상에 분노했다. 특히, 사람들은 주류 판매를 일부 제한하는 새 법을 지적했다. 정의개발당 정부는 자신이 이슬람의 도덕을 저버리지 않았음을 보여 주려고 주류 판매를 금지하려 했다.

이번 운동에는 정의개발당이 도입한 신자유주의 정책에 분노한 가난한 사람들도 대거 참가했다.

민족주의 정당들은 국수주의적 구호를 외치며 터키 깃발을 몸에 둘렀다. 과거에 이런 행동은 분열을 부추기고 인종적·종교적 소수자들에게 불만을 돌리는 데 쓰였다.

많은 새로운 시위 참가자들은 터키 깃발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민족주의가 과거에 터키 정치를 짓눌러 온 분열을 다시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옳게 지적했다.

탁심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만나 보니, 투르크인이든, 쿠르드족이든, 무슬림이든, 종교가 없는 사람이든 모든 사람들이 함께 운동에 참가했다.

거리 시위의 힘은 한때 강력했던 터키의 노동조합운동이 되살아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거리의 활기가 작업장과 공장으로 전달되며 이집트 혁명이 전진했듯이 말이다.

노동자가 노동자로서 운동에 참여하면, 즉 파업을 벌이는 등 작업장 내 투쟁을 벌이면 이 운동은 경찰과 군대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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