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8월 29일 노동자연대다함께가 발표한 성명이다.
현대차 사측의 불법과 폭력에 맞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0년을 투쟁했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 수배, 구속으로 고통 받았고, 류기혁·박정식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병승·천의봉 동지는 300일 가까이 혹한과 폭염을 견디며 철탑에서 초인적인 농성도 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똑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라는 것이다. 불법 파견을 중단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현대차 사측은 이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기만적인 신규채용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특별교섭이 시작됐지만 현대차 사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여전히 신규채용안을 강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지회 안에서 논란이 벌어지며 실무교섭이 한 차례 무산됐다. 그리고 교섭이 무산된 것에 대한 비난이 아산 사내하청지회장에게 쏟아졌다. 하지만 이는 부당하다.
논란은 아산 사내하청지회장이 1차 실무교섭 결과를 조합원들에게 보고한 것에서 촉발됐다. 교섭 내용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교섭팀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부당한 압력도 받았다. 그러나 교섭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토론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민주적 전통이다. 조합원들에게 교섭 내용을 보고하는 것은 노조 집행부의 의무이기도 하다.
더 문제인 것은 공개된 교섭 내용이다. 기존 6대 요구안에서 대폭 물러선 불가피하지 않은 후퇴 내용이 담긴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장 노동자들이 우려하며 일부는 반발하고 있다. 이런 후퇴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고군분투와 고충을 모르는 바가 아닐텐데도 말이다.
물론, 노동조합에게 협상과 교섭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협상과 교섭은 투쟁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지금 정규직지부가 임단협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파업으로 사측이 4천억 원 이상 손실을 볼 정도로 타격을 받고 있다. 비정규직지회가 투쟁할 좋은 기회다. 따라서 비정규직지회도 지금 정규직 임금인상 투쟁을 지지하며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요구 투쟁을 결합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러면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를 강화하며 현대차 사측에 더 큰 압박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8월 29일 노동자연대다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