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임원선거 1차 투표가 있다. 후보가 지부는 8명, 화성지회는 7명이나 난립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원칙도 없이 하루아침에 집행권을 노리고 뭉치는 일이 벌어지고, 평상시 무엇을 했는지도 모를 이들이 임원후보로 버젓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금속노조 탈퇴를 주장하는 분들과 금속노조 위원장을 배출한 조직이 연대해서 후보를 출마시키는 모습을 보고 조합원들의 심정이 어떨까? 운동의 이념도 가치도 정체성도 찾기 힘든 것이다.
민주파를 자처했던 이들도 보수파의 대표 주자들과 손을 잡고 출마했다. 이런 행태를 보는 조합원들의 한숨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 속에서 신선한 외침을 발견할 수 있어 다행이다. 바로 비정규직 신분의 김영성 기아차 화성지회장 후보다. 김영성 후보조의 핵심 공약은 ‘비정규직 없는 기아차 공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투쟁하고 연대하는 민주노조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정원 해체, 공안탄압 분쇄, 국가보안법 철폐, 박근혜 퇴진’ 등 정치적 주장도 신선하다. 10년 전만 해도 민주파로 분류됐던 현장조직들이 내세웠을 것 같은 공약들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주장을 하는 후보는 김영성을 빼고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비정규직이 임원으로 출마하는 것이 아직 이르다며 반감을 보이는 정규직 조합원들의 정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007년 정규직·비정규직 노조가 하나로 통합한 후 지금까지 기아차지부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긴 했지만 정규직화 투쟁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올해 임투에서도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별도 요구안 1번으로 상정했지만 전혀 성과는 없었다. 이런 사실 때문에 비정규직 조합원들과 활동가들의 박탈감과 소외감은 커져 왔다.
특히 올해는 비정규직 해고자 윤주형 동지가 비관 속에 자결하고 광주 공장의 김학종 동지가 ‘내 자식에게 비정규직을 물려줄 수 없다’며 분신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영성 후보와 정규직 활동가 2명이 함께 화성지회 집행부에 도전한 것은 충분히 지지받을 만하다.
김영성 후보조는 우리 모두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구호로 외쳐 온 ‘비정규직 철폐’가 구호인지 정말로 절실한 현실의 과제인지! 노동조합 운동의 전진과 비정규직 투쟁의 승리를 바란다면 그 출발로 김영성 후보를 지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