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파업으로 확대해, 지지받는 파업을 승리하는 파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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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2월 14일 노동자연대다함께가 발행한 리플릿에 실린 글입니다.
철도 파업은 이미 전국적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며 계급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그만큼 박근혜 정부도 이 전선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 실제로 “정부는 [노조의] 5개 요구사항 모두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어제(13일) 열린 실무교섭에서도 사측은 전혀 여지를 주지 않았다.
정부는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요구에도 귀를 막고 있다. 조합원들의 말처럼 “정부나 사측은 사회적 논의기구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만들더라도 시간 끌기용으로 사용할 것”이다.
이런 막가는 정부를 물러서게 하려면 강력한 투쟁이 뒷받침돼야 한다. 열차 감축도 감수하며 파업을 분쇄하기로 굳게 마음먹은 정부를 물러서게 하려면, 단지 오래 버티는 것뿐 아니라 파업 수위도 높여 저항을 효율화해야 한다.
한편, 지금 많은 노동자들은 장기전도 각오하며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박근혜 취임 1년(19일)까지는 싸워야 한다”, “성과 없이는 파업을 접을 수 없다.”
국토부는 필공 조합원까지 합쳐 파업 참가율을 계산하는 꼼수로 참가율을 축소하고 있지만, 이 통계에 따르더라도 파업 참가자는 늘고 있다.
기관사와 차량 노동자들의 파업 참가율이 95퍼센트 정도로 매우 높다는 점도 든든하다.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걱정이 많았던 일부 지부장들도 “지금은 파업을 지속할 수 있다”고 할 만큼 자신감이 높아졌다.
따라서 더없이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철도 노동자들이 이 기회를 부여잡고 승리하려면, 파업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파업이 닷새가 넘어가자 일부 마비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화물열차 운행률이 30퍼센트로 떨어져 건설업계가 발을 동동 구르고, 대체인력의 미숙함 등으로 열차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이제 이런 효과를 더 끌어올리고 사용자(정부) 측의 강경한 자세에도 맞서기 위해 전면 파업으로 전환해야 할 때다.
실제로, 많은 조합원들은 “지도부가 전면 파업을 선언만 해 주면 우리는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다. 서울차량지부, 서울전기지부, 용산기관차지부처럼 필공 조합원들에게 “전면 파업 결정되면 언제든 나올 수 있어야 한다”며 미리부터 준비하는 곳들도 있다.
물론 전면 파업으로 확대하면 필공 조합원에 대한 징계가 더 거셀 수 있지만, “나 혼자 다 뒤집어쓰는 게 아니”고, 또 무엇보다 우리의 힘이 강하면 탄압을 최소화할 여지도 생긴다.
따라서 그동안 정부의 무리수 강행 등을 계기로 전면 파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투사들이 논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산개 때문에 서로 만나 파업의 향방을 논의하기 쉽지는 않지만, 투사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체 인력 투입에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도 노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몇몇 기관사 지부와 차량 지부의 조합웝들은 대체 인력 투입을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느냐고 물음을 던지고 있다.
대체 인력으로 인한 사고가 계속되므로 안전을 위해서도 대체 인력을 저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몇몇 거점을 중심으로 주요 기지 등을 점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몇몇 거점을 유지하는 것은 파업 참가자들의 결속력과 자신감 유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2002년 발전노조가 38일간 파업했을 때 산개 전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파업 대오를 유지하기 힘든 방법임이 드러났다.
지금 전면 파업과 복수의 거점 확보, 대체 인력 저지 전술들로 저항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