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
전국 파업으로 조직력을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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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1개 분회, 1천여 명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지난 2월 5~8일 나흘간 전국 규모의 첫 파업을 성공적으로 벌였다.
삼성은 본사 인력과 퇴직자, 동네 전파상까지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며 파업 효과를 차단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노조 조직률이 높은 경남, 부산, 울산 등지에서는 센터들이 문을 내려야 했다.
경기남부 지역에서는 그동안 시간을 끌며 버티던 사측이 3월 5일 임금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노동자들은 말한다. 조직도 확대되고 있다. 파업 기간 1백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새로 가입했고, 미조직 센터 1백10여 곳에서 노동조합 가입 문의가 들어왔다.
쟁의권을 획득한 분회들이 늘면서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2월 18일에는 순천센터 노동자들이 첫 파업을 벌였다. 2월 25일에는 쟁의권을 획득한 노동자들이 모두 파업하고 서울로 모일 예정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도 계속되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 협력업체 사장들은 노동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신문 광고까지 냈고, 보수 언론들은 노동자들이 “경력 1년차 연봉 5천만 원”을 요구한다며 “귀족노조”, “황제노조”라는 황당한 비난도 하고 있다. 최종범 열사가 “배고파서 못살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한 지 채 몇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노동자들은 사측의 비난에 “열불이 터진다”고 말한다. “새빨간 거짓말이에요. 노조에서 3천6백90만 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것은 원청 노동자 임금의 70퍼센트밖에 안 되요. 우리가 ‘황제’면 연봉이 52억 원인 삼성전자 이사는 뭔가요?”
SNS에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올린 “30만 원, 40만 원짜리 임금 명세서”가 줄을 잇고 있다.
마이너스 70만 원
“노조가 만들어지고 처음으로 월급 명세서를 달라고 했어요. 건당수수료[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제품 수리 횟수에 따라 임금을 받는다] 때문에 말이 많으니까 명세서에는 기본급을 주는 것처럼 해 놨는데 ‘기본급 1백만 원, 성과급 마이너스 70만 원’ 이렇게 돼 있는 거에요. 실제로는 30만 원 받는 거죠. 5만 원 받은 사람도 있어요”.
수도권과 포항의 센터들은 “고객들에게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몸벽보’를 착용한 노동자들에게 일을 안 주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제품 수리 횟수에 따라 임금을 받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노조 활동을 하는 노동자들의 생계를 완전히 끊어버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몸벽보 벗기를 거부하며 투쟁하고 있다. “최저임금도 못 받고 있지만 몸벽보 절대 벗을 수 없어요. 임금이 줄어도 우리는 계속 싸울 거예요”
“뒤에는 삼성이 있어요. 바지(협력업체 사장)와 싸우는 게 아니라 삼성과 싸워야 해요. 바지들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의 기세를 꺾고, 조합원들의 일감을 비조합원들에게 넘겨서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려 한다. 특히, 센터들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에서 더는 노동조합이 확대되는 것을 막고 싶을 것이다.
민주노총, 특히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 노동·사회단체들의 연대가 중요하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노동자들이 굳건히 버티며 싸울 수 있도록 재정 후원 및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온갖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삼성에 맞서 싸우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투쟁기금 후원 계좌
외환은행 620-226916-411
위영일(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