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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주 공장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이 글은 노동자연대 현대·기아차 노동자 모임이 4월 4일 발행한 리플릿의 내용이다.

현대차 전주 공장 노동자들이 사측의 현장 통제와 노사합의 위반에 맞서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은 3월 초부터 한 달 넘게 특근을 거부한 데 이어, 4월 1일부터는 잔업도 거부하기 시작했다. 버스부 노동자들은 3월 31일부터 라인을 멈추고 작업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투쟁의 발단이 된 사건은 올해 초 사측이 노조와의 협의 없이 버스공장에 신형설비를 설치한 것이었다. 일방적인 신형설비 설치에 노동자들은 반발했고, 사측은 이 과정에서 설비 파손을 이유로 대의원을 해고했다. 또, 사측은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 앞에서 항의하던 버스부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천막 농성장을 철거했다.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 앞에 천막을 치는 노동자들. ⓒ사진제공 현대차 전주공장위원회

노동자 쪼이기

사측이 강경하게 나오자 안 그래도 전주 공장 곳곳에서 쌓여온 분노가 폭발했다. 올 초부터 사측은 현장 통제를 강화하며 노동자들을 쪼여 왔다.

사측은 조기 퇴근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고,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무작정 라인을 돌리려 했다. 노사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한 뒤에 생산을 재개한다는 ‘작업재개 표준서’까지 어겨가면서 말이다.

3월 초경 사측은 노동자 쪼이기를 아예 제도화해 조기 퇴근 단속 등 근태 관리 지침을 담은 ‘기초질서 지키기’ 매뉴얼과 안전사고 발생시 “관리자 외에 라인 정지를 불허”하는 내용을 담은 ‘안전사고 매뉴얼’을 만들어 이를 현장에 강요했다.

4월 4일 1천여 명이 모인 현대차 전주공장 전 조합원 중식집회. ⓒ노동자 연대

이 때문에 트럭부·버스부·소재부 등 곳곳에서 안전사고 대처를 둘러싸고 충돌이 벌어졌다. 엔진 공장 노동자들은 3월 27일 벌어진 안전사고로 중대재해가 발생한 데 항의해 28일까지 라인을 멈춰 세우기도 했다.

전주공장위원회는 3월 2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징계와 현장 통제에 맞서 특근 거부에 더해 잔업까지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현장 대의원들의 발의로 ‘쟁의 발생’도 결의하고 쟁대위도 구성했다.

그런데도 사측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했다. 노조 간부에 따르면, 사측 관리자는 ‘본사가 생산 차질 같은 것은 신경 쓰지 말고 밀어붙이라고 했다’고 한다.

사측이 이처럼 지독하게 구는 것은 근무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공장 가동률을 높이려는 목적 때문이다. 사측은 지난해부터 상시주간이던 트럭부에 주간연속2교대제를 강제하며, 전주 공장의 “가동률이 절반 밖에” 안 돼 “주문 적체”가 늘고 타 업체에 물량을 빼앗기고 있다고 안달했다.

사측은 올해 들어서도 거듭 “전주 공장 생산 관리에 문제가 많다”며 생산성 향상을 촉구해 왔다. 중국에 현대차의 상용차 공장이 들어서면서, ‘전주 공장의 생산성 문제도 재고해야 한다’는 보수 언론들의 주장도 잇따랐다.

정몽구는 이를 위해 전주 공장의 관리 책임을 자신의 오른팔이자 ‘노무통’인 부회장 윤여철에게 맡기고, 윤여철의 최측근을 전주 공장 노무관리 총괄 자리에 앉히기도 했다.

작업 거부

그러나 사측의 공격은 잔업·특근 거부 투쟁에 이어 급기야 버스부에서 더한층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3월 31일부터 버스부 노동자들은 4일째 작업을 전면 거부하며 라인을 멈춰 세웠다! 사측이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6개월간만 한시적으로 올리기로 한 합의를 깨고 그 시한인 3월 30일 이후에도 유지하려 한 것이 분노의 원인이었다.

노동자 5백여 명은 3월 31일 오전 일손을 놓고 본관에 모여 ‘공장장 면담’을 촉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뜨거운 열기 속에 오후 근무조 노동자들도 작업 거부를 이어갔고, 라인을 재가동하려는 사측 관리자들에 맞서 공장에서 농성을 벌이며 대치했다.

파업으로 멈춰선 현대차 전주공장 버스 라인. ⓒ노동자 연대
공장 가동을 멈춰 세운 버스부 노동자들. ⓒ사진제공 현대차 전주공장위원회

노동자들은 사측의 합의 번복과 현장 탄압에 이를 갈았다.

“사측은 시간당 생산대수(UPH) 원상 회복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약속을 불이행하는 것뿐 아니라, 추가로 UPH를 높이겠다고 합니다. 2010년에도 사측이 UPH를 높였다가 물량이 좀 줄어드니까 정규직은 전환배치하고 비정규직은 해고했습니다. 노동강도도 걱정입니다.

“사측은 3월 초에 우리 대의원도 해고했습니다. 안전사고가 벌어졌는데 오히려 작업자에게 징계를 내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관리자들은 작업시간 내에 현장에서 안 보이면 ‘근무지 무단 이탈’을 때리겠다고도 해 불만이 높습니다. 심하게 얘기하면 화장실 갈 때도 보고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주 공장의 버스 생산은 완전히 마비됐다. 다른 부서들에서도 천막 농성이 시작됐다.

이처럼 투쟁이 확대되고 노동자들의 작업 거부로 버스 물량 적체가 심해지자, 그동안 나 몰라라 하던 사측도 압박을 받아 노조와의 간담회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러나 버스부 노동자들의 투쟁은 타 부서 노동자들을 자극하며 전진하고 있고, 이는 사측에게도 상당한 압력을 주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사측을 더 몰아붙여 합의 준수, 해고자 복직과 고소고발 취하, 현장 통제 중단, 책임자 처벌 등의 요구를 성취하려면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실제로 이렇게 될 조짐도 있다. 지금 노동자들은 쟁의 찬반투표 일정을 시급히 잡자고 주장하고 있다.

전주 공장의 투쟁은 우리 모두의 투쟁

현대·기아차의 다른 공장 노동자들은 전주 공장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고 연대해야 한다. 전주 공장 투쟁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현대·기아차 사측은 지금 곳곳에서 해고·징계·현장 통제 등을 강화하고 있고, UPH도 높이려 하고 있다.

전주 공장 노동자들의 투쟁이 성과를 거둬 사측의 현장 통제 강화 시도가 전주 공장에서 밀리면, 사측은 다른 공장에서도 이를 밀어붙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공장의 노동자들도 현장 통제에 맞서 싸울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대·기아차 활동가들은 전주 공장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하기를 바라며 지지를 표명하고 연대해, 사측이 함부로 전주 공장 투쟁을 탄압하고 억누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전주 공장 투쟁을 알리고 노동조합의 각급 단위에서 지지 선언을 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출발일 것이다. 전주 노동자들은 지부 차원의 연대 집회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현대·기아차 다른 공장들에서도 지금 사측이 쪼여 오는 현장 통제에 맞서 투쟁을 건설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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