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0일, 23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직접 쓴 편지를 들고 시민사회·종교·문화·예술·정치·노동 단체 2백여 곳을 찾아갔다. “언론이 제대로 보도해 주지 않는 현실 속에서 우리 스스로 시민사회를 만나 우리의 절박한 상황과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노동자연대 사무실에는 광안센터 내근직 노동자들이 왔다. 서울 지리도 잘 모를 텐데, 더운 날 땀 흘리며 연대를 호소하고자 사무실까지 찾아온 노동자들은 수줍게 편지를 내밀었다.
“더 이상 죽을 수 없습니다” 하는 절절한 문장으로 시작한 편지였다.
“삼성의 부당 노동 행위에 대항하고자 노동조합을 만들어 참여[했고] … 삼성에 몸 담고 있지만 협력업체 직원으로 낙인찍힌 동료들과 잘못된 인식 체계를 바로 잡고자 노숙을 하며 삼성 본관 앞에서 큰 목소리로 투쟁을 외치며 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일반 시민들은 알지도 못하거니와 언론에서조차 언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들 우리가 삼성에 다니니 급여와 복지혜택이 많은 줄로만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싸우는 건 우리만 잘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삼성도 비정규직도 이 사회도 우리 나라 전체가 잘 되고자 함입니다.”
노동자들은 노동자연대가 그동안 삼성전자서비스 투쟁에 연대해 온 것에 고마워하며 “연대야말로 노동자들을 버티게 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마지막 고비”만 넘기면 된다며 삼성보다 오래 버텨 꼭 이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동자연대 회원들도 노동자들을 반기며, 그동안 거리와 대학과 작업장에서 실천해 왔던 연대 활동을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회원은 고려대학교에서 이건희 박사 학위 수여 저지 시위를 벌였던 경험을 얘기했다. 그는 그에 대한 보복성으로 출교를 당했다가 결국 투쟁으로 승리해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다. 노동자들은 “삼성에 맞서 싸운 선배”라며 반가워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한달 가까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파업을 이어가자, 사회적 관심과 연대가 확산되고 있다. 농성장에는 매일 감기약과 물티슈 등 연대 물품이 들어온다. 최근에는 민주노점상연합과 청소 노동자들이 지지 방문을 왔다. 전교조 교사들과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통’은 백숙 6백 접시를 대접했다. 교수들과 법률가들은 삼성전자서비스 투쟁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디 노동자가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많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더 이상 죽을 수 없습니다” 하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절절한 연대 호소에 응답하자. 악랄한 삼성에 맞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끝까지 버티고 승리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대와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