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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나치에게 고소당한 그리스 사회주의자들의 법정 투쟁 승리

6월 12일 그리스 법원은 사회주의 신문 <노동자 연대>의 기자 세 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은 카테리아 소이두, 타소스 아나스타시아데스, 그리고 나였다.

한 파시스트 변호사가 우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이 재판이 열리게 됐다. 그는 <노동자 연대>를 폐간시키고 싶어 했다. 그가 승소했으면 우리는 벌금으로 5만 유로(약 7천만 원)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물었을 것이다.

우리의 승리는 많은 노동조합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지를 받으며 거의 반년 동안 지속된 운동 덕분이다.

우리가 많은 노동조합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재판에 중요한 투쟁 세 가지가 결부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종차별 반대 투쟁, 파시즘 반대 투쟁, 언론의 자유 보장 투쟁이다.

언론노조는 우리에게 적용된 법을 처음부터 반대했다.

언론노조는 6월 11일 공영방송사 ERT 폐쇄에 반대해 파업과 시위를 벌였다. 그리고 다음 날 언론노조 지도자가 재판에 와서 우리를 방어했다.

이 얘기의 시작은 2010년이다. 당시 집권당이었던 그리스 사회당(Pasok)은 이주민 자녀 일부에게 그리스 국적을 부여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제약이 많았다. 특히 미등록 이주민의 자녀는 대상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이 법안이 제출되면서 그리스의 이민규제법에 균열이 생겼다. 우익은 반대 운동을 격렬하게 벌였다.

변호사 이오니스 안드리오풀로스는 행정재판 최고 법원인 국사원까지 이 쟁점을 끌고가 다퉜다. 그는 이 법안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국사원은 이 주장에 동의했다. 이민자들이 “홍수”처럼 몰려와 국적을 달라고 요구할 것이고 그리스 태생보다 그리스 혈통이 중요하다는 인종차별적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이때 중도우파 정당인 신민당은 사회당과 연정을 하고 있었는데, 이 법안이 정부의 공식 결정 사항이 되기도 전에 서둘러 폐기시켰다.

그때 우리는 안드리오풀로스를 폭로하는 기사를 썼다. 그가 파시스트 변호사이고 파시스트 정당인 라오스당과 황금새벽당이 이끄는 반대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안드리오풀로스는 파시스트가 아니라고 발뺌했다. 그는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의 평판이 나빠질수록 그가 파시스트와 연계돼 있다는 증거도 늘어났다.

당시 안드리오풀로스는 황금새벽당 소속 한 국회의원의 법률 자문이었다. 그 의원은 지금 범죄 조직 운영 혐의로 기소당할 처지에 있다. 이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황금새벽당에 대한 사법 조사의 일환이다.

범죄 조직

우리는 재판에서 그가 황금새벽당과 연계돼 있는 것이 명백하고 우리는 진실을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안드리오풀로스는 <노동자 연대>를 폐간시키고 싶어 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파시스트에 맞서 적극 싸우기 때문이다. 특히 ‘인종차별·파시즘 반대 운동’(KEERFA)를 통해서 말이다.

우리 운동의 성과물인, 황금새벽당에 대한 조사는 이제 정부에 실질적 위기가 되고 있다.

조사가 진척되며 황금새벽당 의원과 간부들이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적 공격을 여러 차례 이끌고 저질렀다는 확실한 증거가 수집되고 있다.

그런데 이 파시스트 깡패들은 오랫동안 처벌받지 않았다. 왜냐하면 파시스트 지도자와 조직원들이 제도권의 최상층(신민당 내 거대 우파를 포함해)과 연줄이 있기 때문이었다.

반파시즘 활동가이자 힙합 가수인 파블로스 피사스가 파시스트들에게 살해된 뒤 일어난 대규모 시위와 파업으로 황금새벽당에 대한 조사가 가능해졌다.

총리 안토니스 사마라스는 이제 사태를 되돌릴 수 없으며, 나치들이 범죄자가 아니라고 더는 말할 수 없게 됐다. 그는 조사를 중단하면 큰 소동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또한 그가 소속된 신민당의 거대 분파는 황금새벽당에 대한 조사를 멈추기를 바란다.

누구라도 알 만한 이런 사실이 3월에 밝히 드러났다. 총리 보좌관이 황금새벽당 대표직무대행을 만나 논의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이 폭로된 것이다.

사마라스는 극우와 싸울 의지도 능력도 없다. 그저 그는 갖은 꼼수를 부려 의회 다수파 지위를 유지하려 애쓴다. 그리고 되도록 표결을 피한다.

5월 말에 치른 유럽의회 선거에서 신민당은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에 뒤져 2위를 했다. 그래서 십중팔구 올해 가을이나 내년 봄에 조기 총선이 실시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조기 총선이 실시되면 황금새벽당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고 정부도 큰 곤경에 빠질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반대하는 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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