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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마르크스주의:
노동조합 속의 사회주의자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1848년 《공산주의자 선언》에서 노동계급이 자본주의의 “무덤을 파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이 말을 했을 때 노동계급은 전 세계 인구 가운데 극소수였다.

그들은 자본주의가 역사상 가장 거침없이 확장되는 생산 체제라고 주장했다. 자본주의는―무역, 약탈과 정복, 혁신을 통해―그 활동 영역을 확대하면서 노동계급도 증대시켰다.

오늘날 노동계급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계급이다. 사회주의자들이 노동계급을 전략적으로 중시하는 이유는 그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조직 노동자들의 집단적 능력과 힘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 역사에서 어떤 피착취 계급도 현대의 노동계급만큼 높은 문화·교육 수준을 누리지 못했다. 전의 어떤 피착취 계급도 현대 노동자들만큼 조직 능력을 갖지 못했다.

거대 도시들과 대규모 생산 기업들에 집중된 노동자들에게는 대규모로 자체 조직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

자본주의 초창기부터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 정당, 다른 조직들을 건설하려 애썼다.

또, 사회·문화·스포츠·기타 단체들의 촘촘한 그물망을 건설하기도 했다. 흔히 이런 단체들은 “비정치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단체들은 노동자들의 조직 능력이 발전한 것을 보여 줄 뿐 아니라 그들의 사회 생활을 향상시키고 활기차게 만드는 수단이다.

능동적인

노동조합과 그 밖의 다른 모든 기구들에서 사회·경제 활동과 정치 사이에 만리장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예컨대, 지난 5월에 자발적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독립응원단’은 인종 차별 반대 행동을 주도한 바 있다.

그들이 시즌 마지막 리그 시합에 초대한 손님 중에는 몇몇 쿠르드인 응원단도 있었는데, 그 쿠르드인들은 “테러” 혐의로 체포됐다가 기소되지 않고 풀려난 사람들이었다.

노동조합 지부와 직장위원회 안에는 오랜 정치적 논쟁의 전통이 존재한다.

이 기구들은 모두 노동 대중이 자신의 삶을 지키고 향상시키는 데 사용하는 결정적인 조직 수단이다. 그것들은 수많은 노동계급 활동가들의 일상적인 조직 활동에 달려 있다.

조직 노동계급은 사회주의자들의 가장 중요한 활동 영역이다. 노동조합은 특히 중요하다. 노동조합은 계급투쟁의 최전선에 있는 조직이다.

노동조합 운동은 여전히 영국에서 가장 큰 운동이다. 석탄·철강·조선 등 비교적 오래된 산업들의 쇠퇴 때문에 조합원 수가 크게 줄어들었는데도 말이다.

사회주의자들은 단순히 노조에 소속돼 있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그들은 능동적인 조합원이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직장위원이나 지부 간부 같은 직책을 맡기 위해 선거에 출마하기도 해야 한다.

노동조합 내 사회주의자들의 임무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는 동료 노동자들 사이에서 능동적이고 집단적인 조직하기를 고무하는 것이다.

잘 조직된 작업장은 금방 알 수 있다. 그런 곳에서 감독관이나 관리자는 함부로 설치지 못한다! 그것은 노동자들이 서로 신뢰하고 자주적으로 행동하려는 태세에 달려 있다. 그런 상호 신뢰가 없으면 임금이나 다른 문제를 둘러싼 파업을 조직하기는 더 힘들다.

사회주의자들의 두 번째 임무는 정치 쟁점들을 작업장과 노동조합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최고의 투사들에게 사회주의 신문을 판매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난민을 지지하는 서명 용지를 돌린다거나 반전 시위 홍보 전단을 돌리는 일처럼 언뜻 보기에 아주 낮은 수준의 활동처럼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사회주의자들은 모든 수준의 노동계급 조직들에서 항상 동료 노동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문제들을 둘러싸고 그들과 실천적 동맹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붙잡으려 해야 한다.

일상의 투쟁에서 멀리 떨어진 채 그저 사회주의의 필요성을 설교하는 “사회주의자”는 없느니만 못하다.

정치

모든 작업장이나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한 쪽 끝에는 집단적 연대에 반대하고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개인들이 있다. 다른 쪽 끝에는 기업주에 본능적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사회주의자들은 이 두번째 집단과 힘을 합쳐 다수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우리는 능동적인 사회주의자들의 수를 늘려야 한다.

그것은 노조 중앙의 정치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작업장과 마찬가지로 모든 노조 [중앙]에서도 좌파와 우파 사이에서는 늘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투쟁들은 갖가지 쟁점에 영향을 미친다. 임금 인상 요구안의 내용과 형식, 쟁의행위 돌입 여부와 그 방식, 인종 차별과 여성 차별 반대 행동, 정치 투쟁과의 연계, 노동조합 구조 민주화 방안 등등. 이런 것들은 자연히 주요 노조 직책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영향을 미친다.

사회주의자들은 항상 노조 안에서 다른 투사들과 공동 활동 그룹들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런 그룹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영국의 많은 노조 선거에서 좌경화를 이끌어 왔다. 그들은 광부, 인쇄공, 그 밖의 다른 노동자들이 패배한 대처 시대 이후 노조를 지배했던 수동적인 우파 지도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환멸 증대를 이용했다.

쟁점의 성격이 공동 활동의 가능성을 좌우한다. 때로는 공동 활동이 전체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다. 예컨대, 나찌인 영국국민당(BNP)의 위협은 영국노총(TUC) 총평의회의 지지를 받는 반파시즘연합의 출범을 가능케 했다.

다른 문제들―예컨대, 노동당에 대한 자금 지원―에서 노조는 더 심각한 내분에 휩싸인다. 사회주의자들은 이런 차이를 분명히 의식한 채 항상 핵심 원칙들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긍정적인 단결을 추구해야 한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노조 안에서 이런 종류의 쟁점들을 둘러싼 투쟁뿐 아니라 현장조합원들의 운동도 발전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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