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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
“낙오되는 사람 없이 가열차게 투쟁하고 있습니다”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과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이 직장폐쇄를 했음에도 굳건히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희망연대노조의 이시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 지부장과 김영수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씨앤앰 비정규직] 지부장을 만났다.

이시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 지부장

이시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 지부장 ⓒ이미진

우리의 요구는 안전한 일자리를 위해 산업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복지 확대를 위해 기금을 마련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파트 지붕이나 지하 맨홀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전주나 주택 난관에 매달려 일하기도 하고요. 사고의 위험이 늘 있습니다. 그런데 안전장비도 제대로 없고, 다쳐도 산재 처리가 거의 안 돼요. 지하에서 혼자 일하다가 사고가 나면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안전한 작업을 위해 매뉴얼을 만들고 지키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협력업체들은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는 것 이상은 어렵다고 합니다. 근로기준법은 우리 작업에 필요한 안전조치들을 세세히 담고 있지 않잖아요. 결국 비용이 문제입니다.

또, 우리는 받는 게 월급밖에 없어요. 명절비, 휴가비도 없어요. 지난해 파업으로 복지기금을 따냈고 그것으로 적지만 명절비를 지급할 수 있었습니다.

협력업체들은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의지도, 능력도 없어요. 원청이 나서야 합니다. 지난해에도 원청이 나서서 타결이 됐어요. 그런데 지금 원청인 티브로드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요.

간접고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잖아요.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 기쁩니다. 기업들이 간접고용을 하는 것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잖아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원청이 직접고용으로 전환해야 해요.

처음에는 서로 몰랐지만 지난해 노조를 만들고 38일간 함께 파업하면서 우리 모두 형, 동생이 됐어요.

올해도 파업이 길어지고 있지만 낙오되는 사람 없이 가열차게 투쟁하고 있습니다. 생계비가 걱정되지만 모금도 호소하고 채권 발행도 고민하고 있어요.

민주노총이나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해 주는 것이 큰 힘입니다. 지난해 파업 이후에도 다른 작업장에 많이 연대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연대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우리 조합원들은 올해도 파업 끝나면 더 많이 연대하자고 말해요.

인터뷰·정리 조명지

가열차게 투쟁을 이어가는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 7월 17일 케이블방송 3개 지부 공동집회. ⓒ이미진

김영수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씨앤앰 비정규직] 지부장

김영수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씨앤앰 비정규직] 지부장 ⓒ이미진

협력업체 대표들이 임금 20퍼센트 삭감을 요구했어요. 지난해 노조를 결성하고 파업 투쟁으로 평균 임금 13퍼센트가량을 올렸는데, 이전보다도 더 후퇴시키겠다는 거예요. 말도 안 돼요. 협력업체는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요. 우리는 원청이 안정적으로 통상급여를 내놓고 임금을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고용 보장도 중요해요. 이번에 협력업체 두 곳이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원청에 밉보여서 계약 해지를 당했어요. 거기 있는 조합원들이 모두 해고됐죠. 지난해 원청과 ‘협력업체 변경시 고용승계한다’는 합의를 했는데 이걸 파기한 거예요.

해고, 직장폐쇄 등 사측이 노조를 강경하게 탄압하는 이유는 핵심적으로 매각 단가를 올리려는 겁니다.

씨앤앰의 대주주인 MBK와 맥쿼리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가 높아요. 2008년 MBK와 맥쿼리가 씨앤앰을 인수할 때 AS·개통·철거·설치 업무를 통으로 아웃소싱했어요. 당시는 노조도 없고, 우리도 무지해서 “지금보다 대우해 줄게” 하는 회사의 말을 믿었어요. 그러나 이후로 점점 노동조건이 나빠졌고 임금도 동결됐죠.

그 사이 저들은 자기 배만 불려 왔어요. MBK와 맥쿼리가 씨앤앰을 인수할 때 미래에셋과 같이 자기들이 주주로 있는 회사에서 돈을 빌렸어요. 매년 이자로 나가는 돈만 1천억 원인데, 이 돈이 고스란히 자기들에게 돌아오는 거죠. 또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주주 배당금으로 챙겨 가요. 약속했던 투자는 없었죠.

사실 노숙 투쟁 힘들죠. 노조를 만든 지도 얼마 안 됐고 지난해 파업도 짧게 해서 경험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조합원들의 결의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서로 토론도 많이 해요. 파업은 노동자의 학교라고 하잖아요. 하루하루 갈수록 조합원들이 성장하는 게 느껴져요.

정규직도 노숙에 참가하고 있어요. 이전에 우리는 정규직이 ‘갑’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지난해 노조를 같이 만들고 같이 싸우니까 서로 이해하게 됐고, 배려하게 됐죠.

지금 싸움은 케이블·통신 업계 전체의 싸움이에요. 판이 커졌죠. 또, 지난해 우리를 시작으로 티브로드, 삼성전자서비스, LG와 SK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직됐잖아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다들 매우 열악한 처지에 내몰려 있고, 절박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난해 우리가 거둔 성과를 보고 자신감을 얻기도 했을 거예요.

인터뷰·정리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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