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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총파업:
지난번 위기 때는 실업자 운동(피케테로스)이 주도했지만 이번 위기에는 조직 노동계급이 투쟁의 중심에 있다

아르헨티나 노동자들이 지난 4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하루 총파업에 나섰다.(4월 파업 소식은 본지 125호 기사 ‘아르헨티나를 강타한 반긴축 1백만 하루 총파업 ─ 노동자 투쟁이 새로운 단계로 올라서다’를 보시오.)

아르헨티나 노총(CGT)이 호소한 이번 총파업 예정일 하루 전인 8월 27일 오후부터 아르헨티나노동자연맹(CTA) 소속 노동조합들이 파업에 돌입해 기세를 올렸다. 28일에는 공무원 노동조합인 일반노조연맹(GWC) 등 여러 부문의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동참했다.

8월 28일 총파업에 나선 아르헨티나노동자연맹(CTA) 소속 노동자들. ⓒ사진 출처 아르헨티나노동자연맹(CTA)

연금 삭감 반대, 고용 보장, 물가 인상률에 준하는 실질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 열기는 뜨거웠다. “노동인구의 80퍼센트가 총파업에 동참했다”(CGT 위원장 우고 모야노). 은행·주유소·학교가 문을 닫았고, 항공 노선도 잇달아 결항됐다. 파업 동참의 의미로 축구 경기도 취소됐다.

노동자들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주요 도시에서 도로를 봉쇄하고 도시 외곽에서 물류를 통제했다. 아르헨티나 최대 노동조합인 철도노조(UF)와 항만 노동자 노동조합인 해양노조(SOMU)의 투쟁이 돋보였다. 특히 항만 노동자들은 아르헨티나 곡물 수출의 80퍼센트가 이뤄지는 항구도시 로사리오의 선박 입출항을 통제해서 파업 효과를 높였다.

지난해 총선에서 1백만 표 이상 득표한 트로츠키주의자들의 연합 ‘좌파와 노동자 전선’(FIT) 소속 트로츠키주의 조직들과 소속 국회의원들도 파업을 지지했다.(FIT에 대해서는 본지 120호 기사 ‘아르헨티나 혁명적 좌파들에게 찾아온 기회’를 보시오.)

경제 위기 고통전가

2000년대 초 공황을 겪은 (2001~02년 아르헨티나 반란의 배경이 됐고, 당시 반란의 주축은 실업자 운동인 피케테로스였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이후 중국의 원자재 수입에 힘입어 회생하는 듯했으나, 근래에 미국 발 경제 불황의 영향으로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7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정부가 국채 이자 지급에 실패하면서 “기술적·부분적 디폴트” 상태에 빠지기까지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르헨티나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퍼센트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다. 아르헨티나의 상반기 물가 인상률은 공식 통계로만 31.3퍼센트였다. 하반기를 지나면 40퍼센트에 달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임금 인상률은 이에 턱없이 못 미쳤고,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대량 해고가 자행되면서 실업률은 계속 올라갔다.

이런 상황에서 키르치네르 정부는 공공시설에 대한 정부 투자를 삭감하고 총액인건비제를 도입하는 등 노동자들을 공격했다.

이런 공격에 맞서 아르헨티나의 노동자 운동이 성장하고 있다. 현 정부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CGT 위원장 우고 모야노는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항의하며 반정부 인사로 돌아섰다. 지난번 총파업 이후 7년 만인 올해에만 총파업이 두 번 일어났다.

정부는 파업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 들지만 광범한 노동자들의 저항에 직면해 허둥지둥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노동자들의 분노 속에 맞이해야 하는 처지라 더한층 난처한 처지이다.

이번 파업으로 기세가 오른 노동자들은 투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12월에 또 다른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UF 지도자이자 트로츠키주의 단체 IS(사회주의적 좌파) 활동가인 루벤 소브레로는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들어 주지 않으면 10월에 48시간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선 아르헨티나의 노동자 투쟁은 계속 성장할 듯하다. 이들의 투쟁은 박근혜 정부 치하 남한 노동계급 투쟁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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