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악안 발표 토론회 무산:
공무원 노동자들의 엄청난 분노가 표출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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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연금 강화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역대 최악의 공무원연금 개악안 발표 토론회가 공무원 노동자들의 항의로 무산됐다. 한국연금학회는 오늘(9월 22일)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의뢰해 만든 공무원연금 개악안을 발표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른 아침부터 전국에서 국회로 모여든 성난 노동자들의 야유와 함성으로 시작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토론회 무산을 선언해야 했다.
지난주 알려진 개악안이 워낙 강도가 높아 이른 아침부터 국회는 높은 긴장감이 맴돌았다. 8시부터 공무원 노동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국회는 평소보다 검색을 강화해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공적연금 개악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의 최대 조직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개악안이 알려진 직후부터 소속 조합원들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토론회 시작 한 시간 전인 9시부터 6백석 규모의 토론회장은 이미 가득 찼고, 복도와 바닥까지 8백여 명가량 발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노동자들은 팻말과 손 현수막을 곳곳에서 들고 항의했다.
“정부는 재벌 보험회사 2중대”
“적금보다 못한 연금. 이게 연금이냐?”
“국민의 노후 팔아먹는 연금개악 반대한다”
“공무원 가족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갑니까?”
“정부가 말아먹고 공무원이 책임지냐?”
공투본 소속의 대표자들은 토론회 시작 전부터 단상 앞에서 공무원연금 개악의 부당성을 성토했다.
“공무원연금은 명백한 후불임금이다. 우리의 임금을 빼앗아 가려는데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강도가 집에 들어와서 돈을 훔쳐 가려는데 야구방망이라도 들고 때려 잡아야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이번 공무원연금 개악안은] 삼성생명과 같은 금융재벌의 이익을 위해 공적연금을 약화시키려는 것이다.”
“[공무원이 더 나은 조건이라고 하는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이 맞는 것처럼,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만큼 올리는 것이 정상이다.”
참석한 노동자들은 토론회장이 떠나갈 정도로 함성과 박수로 응답했다. 토론회 시작 전부터 이미 토론회장은 “공적연금 강화하라”, “공적연금 팔아먹는 연금학회 규탄한다”, “새누리당 해체하라”는 구호로 메워지고 있었다.
이런 분노가 두려웠던지 토론자들은 20분이 지나서야 입장하기 시작했다. 참석한 노동자들의 야유는 더 커지기 시작했다. “공적연금 강화하라”라는 외침이 국회를 가득 메웠다. 사회자의 진행 발언은 청중석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공투본 소속 한 대표자는 “지난주 발표된 개악안이 새누리당의 공식 입장인지 물어보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나성린은 “이것이 여러분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안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이 새누리당의 최종안이 아니다. 최종안은 국회 여야 합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여러분의 의사가 충분히 고려되도록 하겠다”며 참석자들의 분노를 잠재우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노동자들이 더 거친 야유를 보내자 더는 발언을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사회자는 10시 30분경 “더 이상 토론회를 진행하지 못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토론회가 무산되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김무성이 “공무원들과 등을 지는 한이 있더라도” 연내 공무원연금 개악을 하겠다고 혈안이 돼 있는 만큼 저들의 개악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이번 토론회 무산은 공무원 노동자들의 엄청난 위기의식과 분노를 보여 줬다. 토론회장 항의를 좋은 시작으로, 조합원들의 분노를 모아내는 행동이 시급히 조직돼야 한다.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총파업 및 총력투쟁”을 위한 준비도 본격화해야 한다.
긴급 토론회
공무원연금, 왜 지켜야 하는가?
연사 :
제갈현숙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라일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책실장)
박진보 (전교조 정책교섭국장)
박천석 (노동자연대 활동가)
일시 : 10월 2일 (목) 오후 7시 30분
장소 : 가톨릭청년회관 5층 니콜라오 홀 (홍대입구역 2번 출구)
참가비 : 4,000원 | 주최 : 노동자연대 | 문의 : 02-2271-2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