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의 불참 호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여야 ‘야합’으로 만들어진 들러리인 국민대타협기구(대타협기구)에 참가했다. ‘공적연금 강화 공동 투쟁본부’(공투본)은 그동안 합의제로 결정해 왔음에도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공투본 내 상대적 우파인 한국노총, 교총,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과 공조해 전교조의 반대를 묵살했다.
대타협기구 참가 단체들은 ‘공무원연금뿐 아니라 공적연금으로 의제 확대, 전원합의제로 운영, 국회 연금특위보다 대타협기구 합의가 우선한다’ 하는 조건을 내걸고 참가했다.
그러나 국회 연금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주호영은 대타협기구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연금특위에서 개혁안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타협기구는 어떠한 권한도 없이 그저 논의만 하라는 것이다.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공적연금 강화를 대타협기구 참여의 명분으로 내세운다.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연금행동)이 정용건 집행위원장을 야당 추천 위원으로 대타협기구에 참여시킨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들이키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대타협기구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논의하는 데에만 합의했다. 논의 기간이 90일밖에 안 되는데도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위한 논의가 가능하겠는가. 2007년 유시민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에 의해 국민연금을 ‘용돈’ 수준으로 전락시킨 당사자인 새정치연합이 국민연금 강화를 위해 진지하게 나설 리 없다. 새정치연합은 2014년 초 기초연금 사기극에도 적극 협조했다.
설령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문제를 다루더라도 새누리당 추천 위원들은 ‘강화’가 아니라 개악을 요구할 것이다. 새누리당 추천 위원인 김용하는 “공무원연금 적자만 있다면 문제 되지 않는다. 기초연금, 국민연금도 문제고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의료보장과 관련된 부분이다. 다 줄여 나가야 한다”며 공적연금 전체를 공격하려 한다.
따라서 대타협기구 참여가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좌파 측의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옹색한 변명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