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4·24 연가투쟁을 향해 시동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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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는 4월 24일 연가투쟁(안)을 대의원대회에 상정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2월 28일 열릴 대의원대회에서도 전교조 지도부의 연가투쟁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교조의 연가투쟁은 2006년 성과급·교원평가 등에 맞선 연가투쟁 이후 거의 10년 만이다. 그만큼 공무원연금 개악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공무원과 교사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이르고 노후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서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임.”(대의원대회 자료집)
공무원연금 개악 시도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은 이미 지난해 12월 지도부 선거에도 반영됐다. 연금 투쟁 전술에서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위원장 후보 세 명 모두 공무원연금 개악을 매우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시켰다.
그중 변성호·박옥주 후보조가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좀 더 분명히 표방했고, 이를 위해 연가투쟁을 조직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리고 당선했다. 조합원들이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위해 투쟁을 호소하고 투쟁을 잘 이끌어 줄 지도부를 원했던 것이다. 물론 다른 면에서도 이 선대본이 더욱 선명했다.
세계경제 위기가 다시 심화할 개연성이 큰 올해, 지배자들의 고통전가 공세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 계급에 떠넘기는 것이 지배자들에게 사활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자체가 그 역사적 임무를 떠맡고 출범했다.
“선제적 연가투쟁”
박근혜는 2015년 신년사에서 “노동시장 구조 개혁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공무원연금 개혁이야말로 개각 이후 새 출발의 시금석”이라고 강조했다.(2월 21일 자 사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변성호 집행부가 “선제적 연가투쟁”을 선언했다. 박근혜가 공무원연금 개악을 공공연히 선전포고한 상황에서 정부나 국회 일정을 뒤쫓으며 뒷북치기 하기보다 선제적 연가투쟁을 벌여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지금 박근혜 정권은 경제 위기, 부패,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갈등, 세월호 참사 항의 운동 같은 정치적 운동과 노동자들의 저항 등 누적된 요인들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다. 게다가 4월 29일에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다. 선거 패배를 모면코자 박근혜 정권은 4월 투쟁의 예봉을 피해 연금 공격 타이밍을 다소 늦출 수도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이 행여 공격 시점을 다소 늦추더라도 전교조는 4월 24일 연가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상대방의 위기를 이용해 유리한 고지에서 투쟁하는 게 전술적으로 이롭다.
특히, 연가투쟁의 규모가 중요하다. 4월 24일 연가투쟁의 규모가 클수록 박근혜 정권이 실질적 공격을 할 공산이 큰 5∼6월에 발휘돼야 할 대응력도 더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전교조 활동가들은 전교조 지도부의 4월 24일 연가투쟁 호소에 최대한 많은 조합원들이 호응할 수 있도록 기층 조직화에 최선을 다하자.
※ 이 글은 개인 자격으로 쓴 글이며, 전교조의 현장 교사들이 발행하는 〈벌떡교사들〉 24호에도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기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