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세계노동절:
“4?24 총파업의 기세를 5~6월 투쟁으로 이어가자”
〈노동자 연대〉 구독
5월 1일 민주노총의 2015년 세계노동절대회가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 5만여 명이 모여 서울광장을 가득 채웠고, 주변 도로까지 노동자들이 자리했다.
박근혜 정부는 위기 속에서도 공무원연금 개악, 노동시장 구조 개악 등 집요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집회는 4·24 총파업에 이어서 5~6월 노동자 투쟁을 강력하게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필요한 때에 열린 것이었다. 노동운동이 4·29 재보선 결과에 움츠러들지 않고 박근혜 정부에 맞선 실질적인 저항을 조직할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 줄 필요도 있었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도 “4·24 총파업의 기세를 오늘 확인하고 이를 5~6월 투쟁으로 이어야 합니다” 하고 말했다.
“재벌과 박근혜, 노동자와 서민 중에 누가 개혁의 대상입니까? 지금 노동자들이 싸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부패한 정권의 재물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밀어붙이면 민심은 우리 편이 될 것입니다. 오히려 어물쩍 싸우다 물러서면 민심이 원성과 비난으로 우리를 몰아세울 것입니다.
“노동시장 구조 개악과 공무원연금 개악은, 노동자 서민에게 난사될 총탄의 첫 발일 뿐입니다.
“지난 4·24 총파업과 오늘 노동절대회는 박근혜 정부의 폭주를 막는 창대한 시작입니다. 오늘 총파업 투쟁의 기세를 확인하고 5~6월 투쟁으로 몰아쳐 하반기 박근혜 정권을 끝장냅시다.”
노동절대회에 참가한 한 건설 노동자는 〈노동자 연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건설 노동자들은 매우 불안정하게 일해요. 한 달짜리, 보름짜리 계약서 쓰면서요. 즉, 해고가 마음대로라는 겁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취업규칙 조건 완화하고 일반 해고 완화하겠다고 해요. 그러면 가뜩이나 불안정한 현장이 더 불안정해질 거예요.
“올해 박근혜 퇴진 투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노동시장 구조 개악도 막아야 해요.”
총파업
한국노총 이병균 사무총장도 무대 위에 올라 노동시장 구조 개악에 맞서 양대노총이 공동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투쟁의 현장에 한국노총, 민주노총 깃발이 함께 휘날리는 연대의 순간만이 남았습니다. 만약 정부가 일방적으로 노동시장 구조 개악을 강행한다면, 한국노총은 민주노총과 함께 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입니다.”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그동안 고통을 함께 나누며 싸워 준 것에 감사를 표하며,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운동에 끝까지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시행령이 통과되든지 말든지, 그리고 아무리 ‘세밀하고 꼼꼼하게’ 진실 규명을 방해해도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가족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엄마, 아빠로 살아가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많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세월호의 진실을 덮으려는 박근혜 정부에 분노하고 세월호 운동에 연대하고자 한다. 9일째 파업을 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의 한 조합원은 〈노동자 연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파업] 농성장 지키느라 몸은 못 가지만 파업 출정식 때 세월호 유가족 분을 모셔서 얘기를 들었어요. 같은 부모 입장에서 세월호 사건이 남다를 수밖에 없어요.”
한편, 지난 4월 24일 울산 집회 연단에서, 현대차 이경훈 집행부의 파업 철회를 비판한 울산 지역 총파업 실천단장을 이경훈 집행부가 집단 린치하는 만행이 있었다. 이에 대응해 금속노조 조합원 1천3백 여 명의 이름으로 이경훈 집행부의 징계와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이 나왔고, 노동·민중·사회단체들도 별도의 성명을 내놨다. 그리고 노동절대회 현장에서 이 성명을 담은 리플릿들이 반포됐다.
세월호
본 집회가 끝나고 노동자들은 행진을 시작했다. 노동자들은 조계사 방면, 낙원상가 방면, 창덕궁 방면 등 여러 갈래로 나눠져 행진을 시도했는데, 경찰은 행진을 저지하려고 사전에 차벽을 세워 놓고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서 경찰이 최루액과 소화기를 난사하며 폭력적으로 행진을 막았다. 최루액을 물대포 쏘듯이 마구잡이로 난사하는 모습에 많은 참가자들은 크게 분노했다.
이후 노동자들은 다시 종각 사거리에 모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본 집회에 이어 다시 마이크를 잡은 한상균 위원장은 제대로 된 파업을 하자고 했다.
"우리는 파업다운 파업을 해야 됩니다. 그 파업을 제대로 할 때만이 박근혜의 노동자 탄압을 막아 내고 저들이 세운 차벽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한국노총이 총파업을 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왜 주저하겠습니까?
“각각의 분노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6월에 더 센 기세로 우리는 힘을 모아야 합니다.”
또한 한상균 위원장은 노동절대회 이후에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1박 2일 동안 투쟁하며 연대하자고 조합원들에게 호소했다.
지금 박근혜는 성완종 게이트 등으로 생긴 정치 위기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마이 웨이’를 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공무원연금 개악 등 노동자 때려잡기를 계속하려 한다.
따라서 5~6월에 실질적인 저항을 건설해야 한다. 지금은 말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이다. 파업으로 기업주들의 이윤에 타격을 입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노총 5·1 전국노동자대회 소식
한국노총 노동자들도 대규모 노동절 집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를 규탄했다.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한국노총 주최 5·1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앞서 열린 금융노조의 사전 집회에는 2만여 명이 모였다. 여기에 양대 노총 위원장이 함께 참석해 연대사를 했다.
본 대회가 시작되자, 한국노총 조합원들로 여의도 문화마당이 꽉 채워졌다.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은 노동시장 구조 개악에 단체협약마저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 개악을 강행하면 총파업으로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5월 말까지 찬반투표를 완료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최종진 수석부위원장도 연대사를 통해, 양대 노총의 공동 총파업을 강조했다.
한편,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새누리당의 김무성과 김문수, 그리고 새정치연합 대표 문재인 등도 왔다. 김무성이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자 대열 분위기가 급랭해졌다. 김무성이 마이크를 잡고 한국노총 조합원들에게 ‘박수라도 한 번 쳐 달라’고 했지만, 조합원들은 거의 박수를 치지 않았고 오히려 그에게 야유를 보냈다. 김무성이 발언을 계속하자 항의하며 자리를 뜨는 조합원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