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에 맞서 계속되는 노동자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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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수요일 그리스 전역에서 병원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집권 이래 최대 규모의 파업이었다.
병원 노동자들은 긴축으로 생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을 증액하라고 요구했다. 체불 임금 지급도 주요한 요구였다.
병원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인 며칠 뒤 주말에는 공항 노동자들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공항관리국 노동조합은 공항관리국이 긴축 탓에 “재정적 교살” 상태에 있다며 [적정한 재정과 인력 지원을 위해] 정부가 공항관리국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공항 노동자들은 공항이 붐비는 오순절 휴가철에 맞춰 48시간 파업을 예고했다. 정부가 일부 양보해서 파업은 취소됐다.]
경제 위기 발발 이후 그리스 정부는 은행가들의 부채를 갚기 위해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한테서 구제 금융을 받는 대가로 가혹한 긴축 정책을 시행해 왔다.
시리자는 지난 5년간 벌어진 파업과 저항 운동 덕택에 총선에서 승리했다. 시리자의 선거 승리는 긴축 정책에 대한 거부 표시였다.
그러나 유럽연합과 IMF의 지배자들은 노동자들에게 위기의 책임을 전가하는 신자유주의 개혁을 계속 추진하라고 시리자에 강요한다.
유럽연합과 IMF는 그들이 원하는 조건을 그리스가 수락할 때까지 구제 금융 분할금을 지급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그리스는 부채 상환을 하려면 그 돈이 필요하다.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상을 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굴욕적 조건”은 받을 수 없다고도 했다.
그리스 내무장관 니코스 바우치스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6월에 그리스는 IMF에 부채를 갚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지선
바우치스 장관은 [유럽 지배자들이 요구하는] 부가가치세 23퍼센트로 인상과 노동자 권리 공격을 거부했다. 시리자는 금지선(레드라인)을 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는 선거공약이었던 최저임금 인상이나 피레우스 항구 같은 주요 시설의 민영화 중단은 내줄 수 있는 것으로 여기는 듯하다.
시리자 협상단은 유럽 지배자들과의 합의를 위해 급진적 공약에서 점점 멀어졌다.
5월 24일 재무장관 야니스 바루파키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그들을 향해 4분의 3만큼 다가갔다. 이제 그들이 우리를 향해 나머지 4분의 1만큼 다가와야 한다.”
그러나 5월 중순에 시리자 기관지 〈새벽〉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시리자의 협상 전략에 대한 지지율이 54퍼센트로 떨어졌다.
응답자의 59퍼센트는 시리자가 긴축 정책을 더는 수용하지 않기를 원했다. 89퍼센트는 연금 삭감에 반대했고, 81퍼센트는 대규모 해고에 반대했다.
바루파키스와 치프라스는 유로존에 남아 있기 위해 자신들이 얼마나 애쓰는지를 부각하고 있지만, 여론조사에 응한 사람들은 유로존 잔류보다 금지선을 더는 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이런 논쟁은 시리자 안으로도 반영됐다.
시리자 내의 [좌파적 의견그룹 네트워크인] ‘좌파 플랫폼’은 5월 24일에 열린 시리자 중앙위원회에서 6월 5일로 예정된 부채 상환을 거부하며 디폴트를 선언하고 은행들을 국유화하자는 안건을 제출했다.
이 안건은 반대 95표, 찬성 75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 그러나 시리자 지도부는 당내 좌파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다스릴 능력이 여전히 있다.
새 긴축 협상에 반대하는 데서 더 중요한 것은 아래로부터의 압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1월 총선 뒤 잠시 평온했던 시기가 지나가고 최근 몇 주간 파업들이 다시 벌어지는 것을 보면 아래로부터의 저항이 건재함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