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박근혜 정부는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행정입법인 시행령, 시행규칙 등이 국회가 만든 모법(母法)의 취지에 어긋나면 국회가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온갖 개악 조처들을 행정입법으로 실행해 왔던 박근혜 정부가 애초 수용하기 힘든 것이다.
다만 거부권 행사 방침에 반대 여론이 월등히 높아 거부권 행사 시점만 눈치를 보고 있다. 메르스 무책임 대응으로 박근혜 지지율도 20퍼센트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위기 요소들 때문에라도 박근혜는 거부권을 행사하고 새누리당은 이를 따를 것이다. 지금 당청 간 갈등이 부각되는 건 통치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당대표 김무성이 청와대 방침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국회법 개정안을 후퇴시키는 중재안을 수용하고, 황교안 총리 취임에도 암묵적인 도움을 준 새정치연합의 처지는 더 초라해지게 된다.
한편, 이에 맞서 4·16연대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항하는 10만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유가족 몫 위원들의 주도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전부개정안을 제출했다. 서명운동은 대통령 거부권에 반대하며 이 전부개정안을 수용하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임 총리 황교안이 취임하자마자 4·16연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이다. 생명 구조에는 무능, 진실에는 모르쇠, 진압에는 최선, 탄압에는 신속한 정권답다.
4·16연대는 6월 28일에 공식 출범한다. 이 단체에는 참사 피해자 가족들과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그리고 자발적 지역 모임과 개인들이 합류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 안전사회 건설, 피해자 추모와 배·보상을 위한 활동을 할 계획이다. 4·16연대 출범은 정부의 이간질을 뚫고 운동이 단결을 유지해 왔고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메르스 사태는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을 요구해 온 이 운동의 정당성을 입증했다. 4·16연대는 메르스 쟁점에도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10만 서명운동과 4·16연대의 출범에 지지를 보내자. 박근혜 정부의 진실 덮기에 맞서 새정치연합에 의존하지 않는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건설하는 계기로 삼자.
일시 : 6월 27일(토) 오후 7시 / 장소 : 광화문 세월호 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