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투쟁에 나선 레이테크코리아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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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테크코리아 여성 노동자들이 사측의 악랄한 탄압에 맞서 작업장 재이전 철회, 무더기 부당 징계 철회, 노조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서울노동청 앞에서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레이테크코리아는 견출지 시장매출 1위, 연매출 82억 원의 스티커 라벨 제작 중소기업이다. 레이테크코리아 노동자들은 2013년 회사의 계약직 전환 강요에 맞서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 설립 2개월 만에 일방적으로 안성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다시 3개월 만에 평택 재이전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노조원들을 탄압했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 최저임금을 지급하며 노동자들에게 순종을 강요해 온 사측은 여성 탈의실과 휴게실에 CCTV를 설치하고 불법적으로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등 비상식적 탄압으로 사회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노동자들은 1백36일간의 끈질긴 파업 끝에 조합원 23명 전원 서울 발령, 기본급 인상 등을 얻어 냈다.
그러나 사측은 노사 공동 답사로 근무지를 확정한다는 합의를 깨고 일방적으로 열악한 현장에 노동자들을 몰아넣었다.
한겨울 싸늘한 복도에 앉아 밥을 먹고,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가득 차고 환풍 시설도 없는 비좁은 작업장에서 노동자들은 사장의 폭언과 징계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사장이 음식물 반입을 금지했다. 겨울에 도시락을 복도에 두고 들어갔다가 점심 때가 되면 먹을 수가 없을 정도로 얼어 있었다. 언 밥을 찬 바닥에 앉아 먹다 보니 모두 속병이 났다. 본드 냄새, 각종 화학약품 냄새가 너무 독해 눈에 실핏줄이 다 터지고 코피가 나기도 했다.”
“우리를 부를 때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하인을 부르듯 했다. 예고 없이 작업장에 들이닥쳐서는 어떻게든 트집을 잡고 고성과 폭언을 쏟아내는 사장의 만행을 견디기 어려워 구토와 현기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노동자들의 끔찍한 처지가 지난 5월 PD수첩에 방영됐다. 그러자 사장 임태수는 방송 보도를 계기 삼아 지난해 합의를 뒤집었다. 그리고 보복 조처로 노동자들을 징계하고 작업장을 안성으로 재이전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주거지가 서울인 노동자들에게 안성 이전은 사실상 해고를 뜻한다.
사장 임태수는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이상을 주지 않으려고 각종 꼼수를 썼다. 회사는 노동조합과 협의 없이 직책수당, 근속수당을 포함해 최저임금만 줬다. 그래서 오래된 조합원의 기본급이 신입 기본급보다도 낮다. 10년을 일해도 월급은 1백만 원 남짓이다.
다시 투쟁에 나선 여성 노동자들은 온갖 인권 유린과 만행을 자행한 사장 임태수를 처벌하라고 서울고용노동청에 요구하며 투쟁의 의지를 높이고 있다.
“사장은 최저임금 값도 못한다고 우리한테 폭언을 했다. 여성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이런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이지 분노스럽다. 억울해 찾아온 노동자를 외면하는 노동청은 회사 대표와 다를 바 없다. 박근혜 대통령을 찾아가 따질 것이다.”
노동자들은 사측이 끝내 안성 재이전과 무더기 부당 징계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더 강력한 투쟁도 각오하고 있다.
또한 협박과 징계에 굴하지 않고 투쟁에 나선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와 지지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보건의료노조 한양대의료원지부와 경희대의료원지부, 전교조 서울동부지회 등 정규직 노동자들이 지지금을 조직하고 집회에 참가하는 등 ‘아름다운 연대’가 늘어나고 있다.
여성 노동자들은 말한다. “회사에는 사장의 횡포에 숨죽이며 우리가 승리하길 바라는 20대 초반의 앳된 직원들이 있다. 우리가 포기하면 이런 젊고 어린 노동자들과 우리 아이들이 다시 이렇게 힘든 환경에서 일하게 될 것이기에 우리는 패배할 수 없다.”
더 낮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을 밀어붙이고, 사내유보금이 5백30조 원이 넘게 쌓였는데 최저임금은 6백30원만 인상하는 박근혜 정부가 있기에 레이테크코리아 같은 끔찍한 사업장이 버젓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지와 연대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