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 선거:
투쟁적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는 백형록 후보의 당선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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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가 10월 28일 새 집행부를 선출한다. 이번 선거에는 두 후보 조가 출마했다.
기호 1번 백형록 후보 조는 민주파 진영의 단일 후보로, 임단협 마무리, 노동시장 개악 저지, 복지 확대 등을 내걸고 출마했다.
기호 2번 서필우 후보 조는 “친사측”으로 알려진 우파 세력의 후보다. 서필우 후보는 몇 해 전 민주노총의 “강성 투쟁”을 비난하며 “합리적 노동운동”을 자처했던, 이명박 정부의 나팔수 구실을 하기도 했던, 제3노총의 오종쇄 집행부를 세우는 데 한 역할을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많은 현대중공업의 투사들, 조합원들은 민주파를 대변하는 기호 1번 백형록 선본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 선거에 이어 다시 민주파 후보가 당선한다면, 앞으로 더 투쟁을 전진시킬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고, 우파 세력이 다시 고개를 들지 못하는 효과를 낼 것이다.
이번 선거에 앞서 진행된 민주파 내부 경선에서 백형록 후보는 단연 가장 투쟁적이었다.
예컨대, 그는 정부의 노동시장 개악에 맞선 대안은 “전국적인 연대 투쟁으로 박근혜 정권과 우리가 사생결단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노조 쟁대위에서 민주노총의 9·23 총파업에 동참하자고 주장한 몇 안 되는 지단장(대의원대표)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이 같은 방향은 백번 옳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개악이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임금, 노동조건,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당면 정세에서 요구되는 투쟁 앞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민주노총 소속이냐 아니냐를 따질 때가 아니다.
백형록 후보는 파업 대열을 늘리고 사측의 현장 탄압에 맞서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노조가 호소해 조합원 2백여 명이 모인 ‘현장 실천단’의 부단장을 맡아 기층에서 파업을 선동하는 데 앞장섰고, 때로 독립적으로 노조 지도부의 아쉬운 합의를 비판하기도 했다.
투쟁적
백형록 후보는 옳게 사내하청 노동자들과의 연대도 강조했다.
백형록 후보는 정병모 집행부 하에서 벌어진 투쟁 속에서 자신감과 활력을 갖게 된 전투적 활동가들의 지지를 받고 출마했다. 백형록 후보의 출마는 좀더 투쟁이 전진해야 한다는 활동가·조합원들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였다.
지난 2년 정병모 집행부는 수천 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고 노동자들의 투지를 끌어 올렸다. 지난해 18년 만에 벌인 파업은 많은 노동자들을 고무했다. 올해는 사내하청지회와 함께 하청노조 가입 운동을 벌여 인상적인 연대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는가 하면, 조선업종 노조들의 연대 파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 속에서 주로 2000년대 전후로 입사한 젊은 노동자들이 새롭게 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1987년 대투쟁 이래로 온갖 일을 겪은 고참 활동가들과 어우러졌다. 고참 활동가들은 경험을 전수했고 새 세대 노동자들은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었다. 정병모 집행부가 벌인 투쟁 속에서 노동자들은 조직과 의식을 발전시켰고 더 큰 투쟁의 가능성을 키웠던 것이다.
이들은 정병모 집행부를 지지해 함께 싸우면서도, 동시에 그보다 더 투쟁이 전진하기를 바랐다. 일부 활동가들은 정병모 집행부가 파업을 선언했다가 유보하거나, 불만족스런 잠정합의안을 가져오거나, 사측의 구조조정과 노동조건 후퇴 압박에 더 강력히 맞서지 못한 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었다. 민주파 후보 경선에서 백형록 후보는 바로 이런 투쟁적인 노동자들의 정서를 반영했다.
이번 선거에서 백형록 후보가 큰 표차로 당선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그가 내부 경선에서 주장했던 공약을 실행에 옮기며 적극 투쟁을 호소하고, 활동가들이 이렇게 조성된 기회를 활용해 기층에서 투쟁을 더 전진시킬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