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지방선거 결선 결과:
파시스트 국민전선이 역대 최고 득표를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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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3일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 결과 파시스트 국민전선이 지자체 한 곳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역대 최고의 득표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한국의 광역자치단체에 해당하는 ‘레지옹’의 단체장과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였다. 영국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기자 데이브 수얼이 프랑스 현지에서 소식을 보내왔다.
12월 13일에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에서 파시스트 국민전선은 역대 최대 득표를 기록했다. 약 6백82만 명이 국민전선에 투표했다. 유권자 6명 중 1명 꼴로 국민전선에 투표한 것이다.
국민전선은 사상 최초로 모든 레지옹에서 광역의원을 배출했다.
국민전선은 12월 6일 1차 투표 때 13곳 중 6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결선 투표에서는 투표율이 확 증가하며[1차 선거 때보다 15퍼센트 증가했다] 국민전선이 단체장을 차지하는 일은 저지됐다.
이 상황에서 가장 크게 득을 본 것은 니콜라 사르코지의 중도우파 연합[공화당]이었다. 공화당은 모두 7곳의 단체장을 차지했는데, 그중에는 공화당의 전략적 목표였던 일드프랑스 레지옹[파리를 포함한 레지옹이어서 ‘파리 레지옹’으로도 불린다]도 있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의 사회당을 포함한 중도좌파의 득표도 상승했다. 그 덕에 사회당은 2곳을 제외하고 모두 잃을 것이라던 애초 예측과 달리 5곳을 차지했다.
결선 투표 때 투표율이 증가한 것을 보면, 프랑스 사회에서 파시스트에 대한 반감이 아직 광범하고 끈질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국민전선은 프랑스 정치에 꽤나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위를 굳혔다.
국민전선은 광역의원 3백50명을 배출하며 레지옹 4곳에서 제1야당이 됐다. 그리고 국민전선은 주류 정치권의 의제를 설정했다.
결선에서 사회당은 [1차 투표 때 국민전선이 1위를 차지한] 북부와 남동부 지역의 레지옹에 출마한 자기 후보들 모두에게 사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중도좌파가 집권했던 이 두 레지옹은 이제는 광역의원이 모두 파시스트와 우파로 구성된 레지옹이 됐다.
그러나 동부의 레지옹에 출마한 사회당 후보 장피에르 마스네는 사퇴 지침을 거부했다. 그러면 국민전선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은 [결선 투표 결과] 틀렸음이 입증됐고, 마스네의 득표는 1차 투표 때보다 증가했다.
우파의 지도적 인사들은 사르코지가 사회당과 협력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는데, 이에 사르코지는 이 문제를 둘러싼 토론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논의는 2017년 대선을 겨냥한 대연정 구상에 힘을 실어 줄 것이다.
좌파적 야당들은 우파에 맞선다며 여러 레지옹에서 사회당과 연합해 출마했다.
그러나 국민전선 성장의 책임은 그 주류 정당들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치권을 꼴도 보기 싫어하는데, 주류 정당들은 그래도 자신들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주류 정당들과 손 잡는 것은 바로 그런 주장을 정당화해 준다. 게다가 바로 그 정치인들에게 공격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위험도 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더라도 더 나은 대응도 있다. 예를 들어 반파시즘 활동가들은 국민전선 사무실을 파시즘 반대 포스터로 도배해 버렸고, 프랑스 북부 루앙의 대학생들은 동맹휴업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