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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자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 인터뷰:
“투쟁으로 국회가 우리의 요구를 반영하게 할 것입니다”

학교비정규직은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더 위험한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한 만큼의 대우는 받지 못합니다. 정부는 우리를 정규직이라고 하지만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 오래 일할 수록 임금 격차는 더 커지는 무기계약직입니다. 현재 각 시도교육청과 교섭을 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합니다. 교육청이 예산 때문에 안된다고만 하기 때문입니다.

안명자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 ⓒ조승진

게다가 정부는 최근 학교비정규직 인력 운용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현장에서 무기계약직 전환 중단, 초단시간, 강사직종 같은 무기계약직 전환 제외 직종의 심각한 고용 불안, 직종통합, 강제 전보를 통한 노동강도 강화를 낳을 것입니다.

임금 차별과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호봉제, 교육공무직법을 통과시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요구입니다. 이번 파업으로 이것을 다 이루기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올해 정기상여금 1백만원 만큼은 꼭 따내려고 합니다. 정규직들은 정기상여금을 받지만 비정규직은 못받습니다. 상대적인 박탈감이 큽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재정을 확충해야 합니다. 누리과정에 대한 국가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육재정을 학생수 기준이 아닌 공교육 강화를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교육감의 의지도 중요합니다. 교육감들은 재정 부족을 모든 것의 핑계로 대서는 안 됩니다. 처음 교육청들은 급식비조차 줄 수 없다고 했지만 우리는 투쟁으로 따냈습니다. 보수교육감이면 싸우고, 진보교육감이면 싸우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보수와는 열 번 싸우고, 진보와는 아홉 번 싸워야 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둘 다 싸워야 쟁취할 수 있다는 것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4월은 학교가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새로 업무 분장을 하며 일이 폭탄처럼 쏟아지면서 학교비정규직의 노동강도도 가장 센 시기죠. 상대적인 박탈감도 더 크게 느낍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이 바쁠 때 꼭 파업을 해야하냐는 압력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이기 때문에 우리의 중요성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4월 1일 파업을 결의했습니다. 가장 바쁘고 힘든 이 시기에 우리의 존재 가치를 알릴 생각입니다.

장미꽃과 편지

또 4월 1일은 총선을 앞둔 시기입니다. 그간 우리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을 하다 보니 정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진보교육감 시대를 만들기 위해 조직적으로 결의하고 행동했습니다. 교육공무직법안도 만들고 열심히 싸웠지만 정치인들의 관심은 다른 데에 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파업으로 우리는 정계에 나가려는 이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듣고 관심을 가지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선거 시기에 단지 누군가를 찍는 정치가 아니라 투쟁으로 정치에 우리의 요구를 반영하게 만들 것입니다.

지난 세 차례의 파업을 하면서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습니다. 집회를 하고, 행진을 할 때 민주노총의 다른 조끼와 깃발이 있으면 큰 힘이 납니다. 우리와 함께 해 주는 지지 부대는 ‘우리가 정당한 투쟁을 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특히, 학교에서 같이 일하는 전교조,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의 연대는 큰 힘을 줍니다. 예전에 한 학교에서 전교조 선생님이 우리 조합원들에게 장미꽃과 편지를 준 적이 있었습니다. “파업에 나가는 당신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는 편지와 꽃을 받고 파업에 나서기를 주저 했던 조합원이 파업을 결의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 전교조 조합원의 장미 한 송이가 우리 조합원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을 보면서 전교조의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습니다. 이번 파업에도 많은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정리 조명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