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점거로 번진 프랑스 노동개악 반대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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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프랑스에서는 정부의 노동(법) 개악에 맞선 투쟁이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3월 9일 50만 명, 31일 1백20만 명의 학생과 노동자들이 파업과 시위에 나섰다. 정부가 4월 말 노동악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벼르는 가운데 이 운동의 새로운 상징으로 부상한 광장 점거 운동의 분위기와 쟁점을 파리 현지에서 데이브 수얼이 전한다.
프랑스 파리의 레퓌블리크[공화국이라는 뜻 ― 〈노동자 연대〉 편집자] 광장에서 새로운 운동이 싹을 틔우고 있다. 지난달 사회당 정부가 노동법 개악에 나서자 이에 맞서 시위가 벌어졌다. [1백만 명 넘게 시위를 벌인 3월 31일부터] 시위대는 매일 밤 광장을 점거하며 대중 집회를 열고 있다.
학생 활동가 겔 브레방은 말했다.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수천 명이 매일 밤 모입니다. 주로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진 청년들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해 논의합니다. 점거 활동뿐 아니라 이 사회의 시스템, 경찰, 폭력이 하는 구실 등에 대한 정치 토론을 벌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행동을 계획하는 위원회를 자체적으로 선출했습니다.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많은 것을 토론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투쟁을 결합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난 4월 9일 노동조합이 노동법 개악에 맞선 ‘행동의 날’을 호소했고, 파리에서 10만 명 이상이 가두 행진을 했다.
광장을 점거하던 사람들 중 최대 2천 명가량은 그날 저녁, 파리 거리에서 노숙하는 난민, 이주민들과 연대하려고 행진에 나섰다.
난민·이주민 연대
이주민들은 경찰 탄압을 빈번하게 겪는다. 경찰은 최근에 스탈린그라드 지하철역의 고가도로 아래에 머물던 [1천 명가량의] 이주민들을 몰아내고 다시 돌아오지 못하도록 펜스를 쳤다.
그래서 광장 점거 참가자들과 이주민들은 함께 가서 펜스를 걷어냈다. 이후 이들은 자발적으로 경찰서와 마누엘 발스 총리의 집을 향해 가두 행진을 이어갔다.
그동안 1백만이 넘는 사람들이 노동법 개악에 맞서 항의하거나 파업을 벌여 왔다. 지난 5일 대학생들은 수업을 거부했고 9일 노동조합들은 시위를 벌였다. 특히 지난주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봄방학 기간이었음에도 많은 도시들에서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쌓았다.
그러나 운동의 지도력을 둘러싼 쟁점이 있다. 프랑스 최대 학생 단체인 프랑스대학생연합(UNEF)은 11일 총리 마누엘 발스와의 협의 테이블에 참가했다. 노동법 개악에 반대하는 노동조합들은 4월 28일을 두번째 행동의 날로 잡아 파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했지만 많은 활동가들은 그 시기가 너무 늦다고 생각한다.
점거
광장 점거는 이 운동이 [위에 언급된 기존 지도부와 ― 〈노동자 연대〉 편집자] 다른 전망과 목표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겔 브레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광장 점거 운동은 정당이나 노동조합을 전혀 배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당이나 노동조합이 광장으로 와서 함께하기를 요청합니다. 그러나 이 운동은 대체로 기존의 조직들 바깥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많은 노동자들은 노조가 없는 부문에서 일합니다.
“한 슈퍼마켓 계산대 노동자는 광장 점거자들을 자신의 직장 동료들에게 데려가, 노동조합 가입을 설득했습니다. 약 30명의 사람들은 9일 시위를 조직하려고 생 라자르 역으로 가서 철도 조합원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9일 시위 다음 날, 이 운동의 대표적 리더 하나인 경제학자 프레데릭 로르동은 승리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총파업뿐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11일 이른 아침 광장을 공격해서 시위대를 몰아냈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그날 저녁 다시금 광장을 점거했다.
드니 고다르는 점거 행동위원회의 일원이다. 그는 반자본주의신당(NPA)의 기관지 〈반자본주의〉에 이렇게 썼다. “점거는 이 운동의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 시스템 전반에 이의를 제기하고, 다른 투쟁들을 결합시킬 가능성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점거 운동이 계속되고 또 성장하려면 각종 작업장, 대학교와 고등학교, 지역사회와 연결돼야 합니다.
“새로운 세계의 기초를 놓으려면 수천이 아니라 수백만 명이 함께해야 할 것입니다. 또, 새로운 세계는 단지 말뿐 아니라 권력의 중심부를 공격함으로써 만들 수 있습니다. 노동법 개악 저지 투쟁이 승리하면 그로 가는 교두보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