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프랑스 사회당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법 개악에 반대해서 노동자와 학생 수십만 명이 항의 시위에 나섰다. 파리는 물론 프랑스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공항·철도·항구를 포함해 곳곳에서 교통이 마비됐다. 프랑스 최대 노총인 노동총동맹(CGT)은 이날 60만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미 심각한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던 올랑드 정부는 3월 초에 이어 연거푸 터져 나오는 학생과 노동자들의 대규모 시위 때문에 더한층 궁지에 몰렸다.
올랑드의 지지율은 “근대 프랑스 대통령 중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르 몽드〉는 사회당 지지자 65퍼센트가 자신의 뜻이 제대로 대변되지 않고 있다고 본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랑드는 운동 내 온건파들을 겨냥해 일부 양보를 하는 한편, 노동법 개악의 핵심은 관철시켜서 ‘뚝심 있는 지도자’로 인정받으려 한다. 올랑드 정부는 5월 3일 노동법 개악안을 국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법 개악 반대 진영은 노동절과 5월 3일에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달 가까이 광장 점거 운동이 벌어지는 레퓌블리크 광장에서는 여러 운동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CGT 지도자도 레퓌블리크 광장을 방문했는데, 5월 1일에 광장 점거 시위대와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행동을 벌일지 주목된다.
우파 정치인 사르코지와 파시스트 르펜은, 노동법 개악 반대 투쟁에 나서고 광장 점거 운동을 벌이는 청년들을 “머리가 빈 사람들”이라거나 덜떨어진 학생들이라고 비하하고 있다. 대선을 1년 앞두고 우파들이 판을 치던 프랑스에서, 노동법 개악 투쟁이 승리하는 것이야말로 프랑스 정치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노동법 개악 투쟁이 승리하려면 조직 노동자들이 더한층 투쟁 수위를 높여 정부가 물러설 만큼 경제를 마비시키는 투쟁과 결합해야 할 것이다. 다음 주는 프랑스 좌파 정치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3월 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투쟁의 근육을 단련시킨 프랑스 운동이 이참에 떨쳐 일어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