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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노동자들도 성과연봉제 저지 투쟁에 시동을 걸다

철도 노동자들이 정부의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제에 반대하는 투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철도는 정부가 4월 말까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뽑은 ‘선도 기관’ 중 하나인데, 이 시한 마지막 날인 4월 30일 전국에서 철도 노동자 수천 명이 서울로 모여 대규모 시위와 행진을 벌인다.

노조는 연봉제‍·‍퇴출제를 거부하며 교섭권과 체결권을 공공운수노조에 위임한 상태다. 앞으로 공공부문 노조들과 투쟁을 해 나가며 하반기 파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노동자들의 커다란 불만을 실제 투쟁으로 이어야 한다 1월 30일 노동개악 정부지침 저지 전국노동자대회. ⓒ이미진

지금 노동자들의 불만은 상당하다. 특히 성과연봉제에 대한 반감이 매우 크다. 노동자들은 ‘철도 업무는 대부분 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적 성과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국 성과연봉제 도임은 경영진과 관리자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하고 입을 모은다.

또 업무 중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고가 일일이 점수로 매겨질 우려도 크다. 최근 발생한 사고마다 노동자들에게 책임 떠넘기기가 심각한데, 이것이 성과 평가에도 반영되면 노동자들은 상당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이다.

최근 철도노조의 조합원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6퍼센트가 성과연봉제 도입에 부정적이고 82퍼센트가 신입조합원 연봉제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록 지난 2년 동안 근속승진제 폐지와 임금피크제 도입 같은 뼈아픈 후퇴가 있었지만, 성과연봉제와 퇴출제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정서가 팽배한 것이다.

쌓이는 불만

노동자들은 정부와 철도공사의 막가는 행태에 신물이 난다고 했다.

예컨대,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올해 1천3백10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합의조차 기획재정부의 제동으로 70퍼센트만 채용할 계획이다. 애초 기재부의 사전 승인 하에 이뤄진 합의였는데도 말이다.

또 올해 신규 노선 개통에 따라 신규 인력 1천여 명이 필요한데, 기재부는 정원 증원도 거부했다. 현장은 인력 부족으로 몸살을 앓는데도 신규 채용된 직원 상당수가 신규 사업에 배정조차 되지 않는다.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현업에서 빼 ‘별도 업무’에 배치하고 빈 자리에 신규 직원을 채우고, 인력이 부족하면 외주화로 해결하라는 것이다. 고용 창출을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이 사활적이라고 거품을 물던 정부의 행태는 순전한 사기였다.

최근 철도공사는 일명 ‘강임제’를 시도해 노동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근속승진제 폐지로 자동 승진도 막힌 판에, 4급의 정원이 초과됐다며 이들 중 가장 고참자부터 5급으로 강등시키려 한다. 사측은 임금은 기존 수준을 보전해 주고 3급 승진 정원이 발생하면 우선 승진시켜 주겠다고 말하지만, 말 바꾸기와 거짓말을 끝없이 해대는 공사 측 주장을 과연 믿을 수 있겠는가.

이제 막 철도에 입사한 신규 조합원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철도공사는 2014년 일방적으로 신규 입사자에게 연봉제를 도입했다. 명백한 단협 위반임에도 취업 규칙을 일방 개악하고 입사자들에게 개별 동의를 받아 시행한 것이다. 신규 노동자들은 인턴 처지에서 연봉제 승락 서명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사실상 서명을 강요한 것이다. 이 외에도 무연고지 발령, 여러 수당의 차별 지급 문제가 있다.

반갑게도 올해 철도노조가 신입사원 연봉제 폐지를 중요 요구로 내걸고 싸우겠다고 결정했다. 그래서 신규 조합원들의 기대가 상당한 듯하다. 신규 조합원 연봉제는 사측이 철도 전체에 성과연봉제를 확대 시행하려고 추진한 것이므로, 이를 폐지시키는 것은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의 총선 참패는 철도 노동자들의 사기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듯하다. 철도 노동자들은 2013년 철도 파업 보복까지 더해져 혹독한 공격을 계속 받아 왔는데,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 정부가 난공불락만은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봤기 때문이다.

정부의 위기를 기회로

현재 노동자들은 지도부의 투쟁 호소에 호응하면서도 지도부가 투쟁 의지를 확실히 보여 주길 원하고 있다. 최근 김영훈 위원장은 전국적으로 2천여 명이 참가한 지역별 통합 지부 대의원 대회를 모두 돌며 성과연봉제와 퇴출제 합의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거듭된 후퇴와 양보를 한 지도부에 대해서 기층 노동자들이 상당한 불신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불만은 매우 높지만, 노조 지도부의 투쟁 회피와 양보 교섭에 따른 패배를 경험한 탓에 투쟁에 나설 자신감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활동가들은 정부의 총선 참패 분위기를 이용해 현장 노동자들의 활동을 강화하며 자신감을 키우는데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그 속에서 투쟁을 발전시킬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철도 노동자들의 투쟁은 공공기관 전체의 성과연봉제, 퇴출제 저지 투쟁 전선 강화에도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