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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를 확대해야 한다
[갑을오토텍] 대체생산을 저지하고 완성차 생산에 타격을 가해야

부품사 노동자들은 완성차 생산에 타격을 미칠 막강한 힘이 있다. 2013년에 엠에스오토텍 노동자들이, 지난해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전면파업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을 줘서 현대·기아차 생산이 중단됐다.

이번 갑을오토텍 직장폐쇄를 앞두고 현대차와 갑을자본은 다른 부품사들로 대체생산을 조직해 이런 효과를 제약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동운동이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잘 조직된 금속노조는 이에 맞서 효과적으로 연대를 조직할 재원이 있다.

지금 대체생산을 맡은 주요 부품사는 한온시스템과 두원공조 등 네 곳이다. 그중에서도 한온시스템은 국내 1위, 세계 2위를 달리는 핵심 자동차 에어컨 제조업체다. 따라서 이곳의 금속노조 지회가 대체생산을 거부한다면 커다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한온시스템은 옛 한라공조로, 1998년 매각 전까지 갑을오토텍이 속했던 한라그룹의 계열사였다. 두 공장의 노동자들은 형제 기업에서 매각이라는 동일한 문제로 싸운 경험도 있다.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과거에 그랬듯이, 지금 한온시스템 노동자들도 같은 계열사에서 일하던 동료들이 노조 파괴 공격에 고통을 받는 것이 남의 일 같지 않을 것이다. 갑을오토텍뿐 아니라 이미 만도, 발레오만도, 콘티넨탈, 보쉬전장 등 한라그룹에서 분리 매각된 곳의 노동자들이 공격을 당했다. 만약 갑을오토텍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이는 다른 부품사들로 더 확대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한온시스템지회가 대체생산 거부를 조직한다면 무엇보다 효과적인 연대가 될 것이다. 비록 한국노총 사업장이기는 하지만, 두원공조에서도 이런 일이 조직된다면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국제 노동운동의 경험을 보면, 이럴 때 농성 중인 노동자들이 직접 연대를 호소할 공장들을 방문해 피켓과 배너와 유인물을 들고 설득하곤 한다. 그러면 연대에 응답해야 할 공장의 조합원·활동가들이 더 효과적으로 연대를 조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투쟁이 더 큰 힘을 발휘하려면, 더 넓은 부품사들로 연대를 확대해야 한다. 예컨대, 2009년에 경주 인지컨트롤스지회는 지역의 20개 부품사 노조들의 연대 파업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다. 2012년 에스제이엠도 경기지역 부품사 노조들의 연대로 노조 파괴에 맞섰다.

갑을오토텍이 위치한 충남은 전국에서 자동차 부품사들이 두번째로 많이 있는 곳이고, 완성차에 직접 부품을 납품하는 1차 업체들이 많다. 인근 충북 지역도 기아차에 납품하는 부품사들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충남·충북 지역은 오랫동안 지역 차원의 연대 투쟁을 발전시켜 온 역사도 있다. 이 노동자들이 연대에 나선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원청사인 현대·기아차지부의 연대가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당장 다음 주부터 휴가가 끝나고 생산이 재개될 때, 부품 전수조사를 요구하며 생산 속도를 최대한 늦춘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경찰 병력 투입 압박이 계속되면, 연대 파업 등 더 강력한 투쟁이 뒷받침돼야 한다. 금속노조가 계획하고 있는 8월 12일 파업을 당기고 갑을오토텍 공장으로 조합원들을 집결시킨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부품사 노조들이 공격을 당해 하나둘 무너지면 현대·기아차 노동자들도 조건 후퇴 압박을 받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정부와 사용자들이 대기업 노조를 표적 삼아 임금피크제·임금체계 개편 등 공격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부품사 노조들에 대한 공격을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이 같은 연대를 조직하기 위해서는 기층 활동가들의 구실이 중요하다.

충남 지역의 금속노조 활동가들이 갑을오토텍 공장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고, 현대·기아차의 일부 활동가들이 휴가 전부터 갑을오토텍 투쟁 소식을 알리고 모금을 조직하는 것은 좋은 사례다.

최근 전교조의 〈벌떡 교사들〉, 공무원노조의 ‘사수넷’ 노동자들은 주변 동료들에게 모금을 해서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을 지지 방문했다. 철도노조 성북승무지부의 노동자들 몇 명은 1백만 원을 모금했다. 그중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민주노조 사수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싸울 때 연대를 받았으니, 우리도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투쟁이 승리하면 우리가 싸우는 데도 힘이 날 것 같다.”

현장의 투사들이 이 같은 일을 더 확대해야 한다. 자기가 속한 사업장·부문에서 투쟁 기금을 모으고, 지지 방문을 조직하고, 연대 투쟁과 파업을 조직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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