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최경희 총장 해임 요구 서명에 5천6백여 명이 동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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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2일(수) 이화여대 정문에서, ‘이화여대 비리 척결 및 총장 해임 요구 서명 이사회 전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최순실 딸 특혜 의혹, 전 부총장 샤넬백 구입 공금 유용, 윤후정 이사 공금 유용 등 각종 비리 의혹들을 총장과 학교 당국이 나서서 해명하고, 이사회는 최경희 총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암행어사’ 실천단을 꾸려 서명운동을 벌였다. 서명운동에는 사범대 단과대 운영위원회, 자연대 학생회, 동아리연합회도 동참했다.
총장 해임 요구 서명운동에 단 1주일 만에 5천6백여 명이 동참했다. 재적생 약 1만 5천 명(대학알리미)중 3분의 1이 서명에 동참한 것이다. 오늘 기자회견은 이런 서명 결과를 발표하고 이사회에 전달하기 위한 자리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최경희 총장의 비리·부패 의혹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바로 전날엔 최순실의 딸 정모 씨가 의류학과의 계절학기 해외실습에서 관광만 하고도 학점을 받은 정황이 새롭게 폭로돼 학생들의 분노는 더욱 들끓고 있다.
우지수 ‘암행어사’ 실천단장이 발언으로 이런 사실을 폭로했다.
“다른 학생들은 보고서 내고, 팀플 할 때 정모 씨(최순실 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학점만 받았다. 다른 학생들은 단체로 이코노미석 타고, 2인실 쓸 때 정모 씨는 기획처장과 함께 비즈니스석 타고, 1인실 쓰면서 관광했다. 이것이 특혜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정문을 지나던 많은 학생들이 폭로 발언을 들으려고 발걸음을 멈추곤 했다.
최은혜 총학생회장은 “이화학당 전반에 관여하고 있는 이사회가 최근 사태 및 비리 의혹과 관련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총장 해임을 촉구했다. 허성실 사범대 대표는 “총장과 정치권의 유착은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과 대학 기업화 정책 때문”이고, 박근혜 정부가 돈줄로 대학들의 목을 죄기 때문에 대학들이 정부에게 잘 보이려고 혈안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는데도 학교 당국은 여전히 뻔뻔하다. 총학생회는 오늘 이사회와 총장에게 서명을 전달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지만 학교는 무시했다. 학생처는 서명을 직접 받으러 오라는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공문을 보냈다.
얼마 전 열린 이사회에서는 여러 이사들이 최경희 총장을 질타하며 현 사태를 해명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최순실 게이트’가 사그라들기는커녕 점입가경이고, 이에 이화여대 당국이 연루됐다는 사실이 계속 폭로되자 나머지 이사들도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이사회가 미래라이프단과대학 졸속 추진을 승인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그동안 이사회가 최경희 총장의 편에서 그의 ‘불통’행정에 동조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책임을 제대로 지는 길은 최경희 총장을 즉각 해임하는 것이다.
이사회와 학교 당국은 비리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그간의 사태에 대해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