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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부산 신항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이 신문이 인쇄에 들어가는 지금, 화물연대 파업이 아흐레를 넘기고 있다. 정부는 파업이 일주일을 넘길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고 있다.

파업 여드레째인 10월 17일(월) 부산 신항 앞에서는 5천 명의 화물 노동자들이 8시간 동안 물류를 막으며 격렬한 투쟁을 벌였다.

집회 시작 불과 3시간 만에 부산지방해양수상청은 14퍼센트의 운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컨테이너 운송 차량의 출입이 절정에 달하는 밤 10시를 전후해 노동자들은 경찰과 대치하며 1시간 동안이나 출입구를 완전히 봉쇄했다.

물러서지 않겠다 10월 17일 5천여 명이 부산 신항에 모여 물류 운송 저지에 나섰다. ⓒ사진 조승진
투쟁이 단호해지면서 파업 대열이 늘고 연대도 커지고 있다. ⓒ사진 조승진

화물 노동자들은 특수고용 상태로, 마땅히 기업이 부담해야 할 차량할부금을 떠안고 있다. 매달 생계비 외에도 수백만 원의 할부금을 꼬박꼬박 내야 하는 처지다.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물동량이 꾸준히 줄어들어 이런 부담은 노동자들을 더 무겁게 짓누른다.

“매달 갚아야 하는 차 할부금이 3백만 원인데, 몇 년마다 번호판 값 수천만 원, 매달 지입료 수십만 원을 뺏겨 10년이 지나도록 할부금을 다 갚지 못했어요. 지입제를 반드시 폐지해야 해요.”

“부산에서 서울까지 짐을 실어 나르고 손에 남는 돈이 10만 원 조금 넘으면, 힘들어도 쪽잠 자고 한탕 더 뛰게 되요. 그래서 우리 목숨도, 도로 안전도 더 위험해지고, 그런데 정부 계획은 이런 우리더러 아예 죽으라는 거예요.”

대체 수송 저지의 효과

파업 사흘째, 정부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던 부산 신항의 농성 대오 중 3분의 2가 다른 거점들로 흩어졌었다. 그러자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승리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틀 만에 다시 부산 신항으로 전국의 파업 대오가 집결했을 때 재집결한 노동자들은 금요일 저녁부터 대체 수송 차량을 막는 투쟁을 완강하게 벌였다. 그러자 파업 대열이 금세 회복돼 오히려 파업 초기보다 규모가 늘었다. 노동자 고유의 힘, 즉 ‘이윤에 타격을 주는 투쟁’을 벌인 것이 파업 노동자들을 고무하고, 잠시 파업에서 이탈했거나 관망하던 노동자들을 불러모았다.

투쟁이 더 단호해지자 부산 신항으로 초점이 형성돼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농성장 주변에 파업 지지 배너도 늘고, 투쟁 지원금과 농성 지원 물품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17일에 이어 19일에도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연대하는 집회가 확정됐다. 화물 노동자들의 투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오늘 정말 많이 모였네요. 연대 단체들 깃발도 여럿 보이고요. 싸울 맛 납니다. 이 기세로 끝까지 가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네요. 우리가 깨지나 정부가 항복하나 한 번 끝까지 싸워 볼랍니다.”

전날 밤 늦게까지 이어진 투쟁의 열기는 아침까지 이어져, 부산 신항 농성장에는 ‘아침부터 다시 물류에 차질을 주어야 한다’며 지도부를 채근하는 목소리들이 들린다. 화물연대 박원호 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복귀부터 하라고 한다. 화물 노동자들은 결과에 관계없이 부끄럽지 않게 싸울 것이다. 이기든 깨지든 당당히 싸울 것이다. 파업 1주일이 넘었다. 평화로운 집회로 인해 ‘못난 본부장’이라고 조합원들이 말한다. 성난 화물 노동자의 마음을 본부장인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 정부는 파국을 멈추려면 대화에 속히 나서라.”

파업이 길어지면서 노동자들은 다른 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동조합 합의안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철도 투쟁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이번 주말까지 화물 파업이 이어진다면 자동차 제조사, 화학과 철강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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