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대선:
반파시즘 운동이 나치의 당선을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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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오스트리아 대선에서 파시스트 노베르트 호퍼가 낙선하자 반파시스트 활동가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자유당(FPO)이 46퍼센트나 득표한 만큼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이번 선거는 5월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를 다시 한 것이었다. 당시 호퍼는 49.65퍼센트를 득표했다.
이번에 녹색당의 후보 알렉산더 판데어벨렌은 53퍼센트를 득표해서 승리했다.
오스트리아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단체 노이에 링크스벤덴은 다음과 같은 [구호가 적힌] 포스터로 낙선운동을 펼친 바 있다. “호프부르크[대통령 궁]에 나치가 웬말이냐.”
링크스벤덴의 지도적 회원인 다비트 알브리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반파시스트 운동은 호퍼의 낙선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습니다. 모든 언론이 우리 포스터를 보도했어요.
“호퍼가 나치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결과, 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막기 위해 투표소를 찾았습니다. 호퍼는 자신이 나치라 불리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몇 번이나 토로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연립정부는 현재 커다란 위기를 겪고 있다. 연정을 이루는 보수적 국민당과 사회민주주의적 사민당은 [4월에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합해서 22퍼센트밖에 얻지 못했다.
정부는 갈수록 인종차별을 부추겼고 그 때문에 많은 반파시스트 활동가들은 호퍼가 승리할 것을 예상했다.
다비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연정을 이루는 정당들은 매주 우경화하면서 그 덕에 자유당은 강해졌습니다.”
그러나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은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냈다. 다비트의 말이다. “우리는 인종차별 반대 활동이 강력했던 작은 마을과 지역 사회 20곳의 결과를 살폈습니다.
“판데어벨렌은 5월과 비교했을 때 전국적으로는 1.3퍼센트 득표가 늘었는데, 그 20곳에서는 3.2퍼센트가 늘었습니다. 이것을 보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이면 우리 편이 더 강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스트리아 전역에서는 난민 송환에 반대하는 캠페인도 벌어졌다.
일부는 난민 송환을 막으려고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것도 불사했고, 다른 사람들은 난민 방어를 위해 집회를 열고 서명 운동을 벌였다.
호퍼가 유럽연합 문제에서 입장을 번복한 것도 그가 표를 잃는 데 한몫했을 수 있다.
“그는 거듭거듭 자신은 유럽연합을 떠나려는 게 아니라 개혁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월 당시의 출구조사에서 68퍼센트는 호퍼가 평범한 사람들이 미래에 관해 우려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이번에는 55퍼센트만 같은 답변을 했습니다.
“그는 체제와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를 자신에게 결집시키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호퍼의 낙선은 파시스트와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활동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파시스트의 위협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론조사는 자유당이 다음에 어떤 선거가 치러지더라도 30~35퍼센트를 득표해서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 총선은 2018년 10월로 예정돼 있다.]
다비트는 계속 말했다. “투표자의 절반가량이 파시스트에 투표한 것은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문제는 호퍼가 파시스트라는 것을 모른다는 거예요. 호퍼는 자신의 진정한 의도를 숨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유당이 주최하는 연례 무도회에 맞설 시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올해에는 [낙선을 축하하는] 축제 형식으로 시위를 벌일 듯합니다.
“우리는 또한 내년 3월 18일 인종차별철폐의 날 국제공동행동에 맞춰 행동을 건설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자유당의 핵심은 나치다
오스트리아자유당의 중심부에는 나치가 자리잡고 있다.
자유당의 초대 지도자인 안톤 라인탈러는 나치 정부 시절의 장관 출신자이자 친위대(SS) 장교였다.
그런데도 오스트리아의 주류 정당들은 끊임없이 자유당을 자신의 동맹으로 삼으려 했다.
사민당은 1983년에 자유당에게 연정을 제안했다.
1999년에는 국민당이 자유당에게 연정을 제안했다. 당시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그 결과 자유당 내부 위기로 이어졌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자유당은, 주류 정당인 사민당과 국민당에 대한 대중적 환멸과 유럽연합에 대한 반감 속에서 다시금 부상했다.
더군다나 사민당과 국민당의 연립정부도 인종차별을 부추겼다.
이런 과정을 보면 자유당의 인종차별적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오히려 자유당에 힘을 실어줄 뿐 자유당의 성장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대규모 운동만이 자유당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