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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 철회하라
정규직 노조가 연대 건설에 나서야 한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 3백69명이 12월 31일자로 집단 해고될 위기에 놓였다. 한국지엠 사측은 지난달 하청업체 네 곳을 계약해지하고 이곳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3백69명에게 문자 하나로 해고 예고를 통보했다.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갈아 치우고 무릎 꿇리려는 목적이다.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지회는 지난해 말 업체 두 곳의 폐업에 맞서 투쟁해 전원 고용 승계를 따냈다. 그 뒤로 올해 6월 대법원이 ‘한국지엠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한 것을 계기로, 불법파견 소송과 정규직 전환 투쟁을 조직하고 조합원을 세 배로 늘렸다.

해고는 살인이다! 집단 해고 위기에 맞서 싸우고 있는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진 출처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

이런 비정규직지회를 눈엣가시로 여긴 사측은 조합원들이 몰려 있는 업체 네 곳의 노동자 전원에게 12월 31일자로 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의 3분의 2(1백5명)가 해고 대상자에 포함됐다.

한국지엠 사측이 특히 피하고 싶은 것은 비정규직지회가 요구하는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일 것이다. 세계 자동차 산업의 수익성 악화, 경쟁 격화 속에서 지엠은 미국 본사를 포함해 각국에서 노동자들에게 임금 삭감, 대량 해고, 노동 조건 후퇴 등의 공격을 자행해 왔다. 내년 초에는 미국 공장 일부에서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1천3백여 명은 해고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국지엠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년여간 부평과 군산 공장 노동자들은 물량 축소로 고통을 당했다. 특히 지난해 군산 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1천여 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고 정규직 노동자 수백 명이 부평공장으로 전환배치 되고 노동조건 후퇴를 겪었다.

경차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경차 ‘스파크’는 올해 국내외에서 판매도 늘었다. 그럼에도 지엠 전반에서 추진되고 있는 공격의 압박은 당연히 창원 공장에도 가해지고 있다. 사측은 경차 생산 공장에서 인건비를 줄이려고 비정규직 비율을 타 공장보다 높게 유지해 오기도 했다.(정규직의 절반 이상) 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사측이 내년에 창원공장 물량을 4만 대가량 줄이려 한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고 한다.

요컨대, 더 적은 비용으로 이윤 손실을 만회하려고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있는 사측에겐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와 투쟁이 쓸어버려야 할 걸림돌이었던 것이다.

지금 사측은 매우 강경한 태도다. 뻔뻔하게도 자신들은 해고 당사자가 아니므로 책임이 없다고 우기는가 하면, 지난 15~16일에는 비정규직지회의 파업에 맞서 아예 임시 휴업까지 했다. 최근에는 신규 계약업체 네 곳이 채용 공고를 내 입사 지원자들을 선별해 뽑겠다고 밝혔다. 전원 고용 승계는 불가하니 노조를 버리고 일할 사람만 들어오라는 식인 것이다.

이에 맞서 비정규직지회는 이번주 초부터 전면 파업을 벌이며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정규직 노조와 금속노조가 적극적으로 연대 투쟁을 확대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지원군이 돼야 한다. 사측이 경제 위기의 책임을 떠넘기며 노동자들을 몰아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건을 방어하고 정규직 전환을 추구하는 것은 정규직에게로 돌아올 공격의 칼날을 무디게 만드는 데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