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사측의 기업 분할에 항의해 4시간 파업을 벌이고 행진과 집회를 했다. 이날 집회에는 금속노조도 확대간부가 파업해 함께 했고 노동자 수천 명이 현대중공업 정문 앞 차도를 점거하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현대중공업지부는 기업 분할을 최종 결정하는 2월 2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면 파업과 총회장 봉쇄 등을 계획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이를 앞두고 투쟁의 시동을 건 것이다. 노동자들은 깊은 분노와 투지를 드러냈다.
“정몽준 일가를 위한,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는 계열 분리는 사악한 일입니다. 노동자가 단결해서 우리의 의지를 전해야 합니다.”
행진에 나서기 전 공장 집회에서 백형록 지부장은 투쟁 계획과 결의를 밝혔다.
“2월 22일 오후부터 2월 27일까지의 전면파업을 선포한다! 현장을 새롭게 조직하고 27일 주주총회를 반드시 막는 투쟁을 하자!”
노동자들은 공장 안팎에서 행진하며 사측을 규탄했다. 꽤 긴 거리를 행진한 후에 도착한 현대중공업 정문 앞 도로에는 미리 도착한 금속노조 작업장들의 깃발들이 휘날리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기분이 좋고 고립감에서 벗어나는 기분입니다. 그동안 같은 계열사 노조들(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이 같이 싸우다가 먼저 타결하는 모습에 실망했었거든요.”
정문 앞 집회에서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간부들이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김종훈 국회의원도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승리는 노동자 전체의 삶을 지키는 투쟁”이라며 노동자들을 응원했다.
이 모습을 본 한 노동자는 다른 노조 대표들이 ‘우리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 기쁨을 느꼈다고 했다. 연대 투쟁이 노동자들의 자신감에 좋은 효과를 낸 것이다. “전면파업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원하청이 단결해 투쟁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노동자들도 있었다.
이번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이 실제 강력하게 벌어지면 이후 투쟁의 발전에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조선업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과 전체 운동에 자신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