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비정규직 노동자 도심 행진:
“이제 우리의 삶과 일터를 바꾸기 위해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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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비정규직 노동자 2천여 명이 최저임금 1만 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종각에서는 청소 노동자들이, 대학로에서는 금속노조 소속의 하청 노동자들이 주축이 돼 집회를 하고 광화문까지 행진해 함께 집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은 ‘촛불운동으로 대통령을 갈아치운 것처럼 이제는 우리의 삶과 일터를 바꾸기 위해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당장 1만 원, 적정 최저임금!”
보신각에는 대학·병원 등에서 일하는 공공운수노조 소속의 청소 노동자 1천여 명이 모였다.
노동자들은 팻말에 직접 자신의 요구를 적었다. 이화여대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최적임금 1만원”이라고 적었다. 지방에서 온 노동자는 "진짜 사장이 직접고용"하라고 요구했다. 낮은 임금과 간접고용 문제가 청소 노동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탄압받는 연세 세브란스나 고대의료원, 경북대병원, 인천공항 청소 노동자들은 당연한 권리인 노동조합을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연단에서 한 노동자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경위서를 쓰라고 강요하고, 약 먹는 걸 확인한다며 입 안까지 확인하는 몰지각한 관리자를 비판하며 분노를 터뜨렸다. 집회에 참가한 많은 다른 노동자들도 공감을 보냈다.
박근혜를 날려버린 촛불운동의 상징인 광화문 광장에 도착하자, 노동자들은 힘찬 함성을 질렀다. 청소 노동자들은 지난 5개월간 광화문 촛불 집회에 몇 차례 연단에 섰는데,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오늘 모인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1만원, 직접고용, 고용 안정, 노조할 권리, 인권 보장 등이 지금 당장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로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이야기하면서도 지금 당장 개선하라는 요구에는 발뺌만 하는 주요 대선 후보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목소리였다.
“노동자 단결로 비정규직 없는 공장 만들자”
대학로에 모인 금속노조 소속 하청 노동자들도 활력 있게 집회와 행진을 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비정규직 투쟁의 길을 앞서 닦아온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 삼성 이재용에 맞서 지난 수년 간 노조를 만들고 싸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 등 1천여 명이 모였다.
집회에선 노동자들의 처지는 아랑곳 않는 대선 후보들에 대한 성토가 많았다.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말했다.
“요새 대선 후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국민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국민은 도대체 어떤 국민입니까? 비정규직은 그들에게 국민이 아니랍니까? 우리 노동자들이 저항해야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기아차에서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는 사측의 신규채용 강행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병훈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장은 신규채용이 결코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신규채용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완화했다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일부가 정규직이 됐다지만 사측은 (불법인데도) 계속 비정규직을 채용하고 있고, 싸우는 노동자들을 업체 폐업으로 내쫓고 있습니다.”
기아차 김성락 집행부가 강행하는 노조 분리 총투표(총회)에 반대하며 노동자들의 단결을 강조하는 주장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조민구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장은 주장했다.
“최근 기아차 집행부가 1사 1노조에서 비정규직분회를 분리하는 총회를 한다고 하는데, 이에 반대합니다!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들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