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초등돌봄교사 투쟁:
134명 해고하려다 67명 해고한 장휘국 ‘진보’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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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돌봄전담교사 1백34명에게 집단해고 칼날을 휘두르던 장휘국 광주교육감에 맞선 투쟁이 마무리됐다. 투쟁 29일째인 지난 5월 8일, 노사 간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광주교육청은 그동안 “집단해고 철회와 전원 고용승계”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한 채 일방적으로 협상 시한(5월 8일)을 제시했다. 노동자들은 교육청 옥상 농성에 돌입하는 등 절박하게 싸웠으나 교육청은 전원 고용승계를 끝내 거부했다.
합의에 따르면, 1년 6개월 이상의 경력자(절반에 해당하는 67명)만 필기시험 없이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해 채용하고, 나머지 노동자들은 필기시험 등으로 공개채용을 거쳐야 한다. 반쪽짜리 승리인 셈이다. 그동안 싸워 온 노동자들에게 매우 아쉬운 합의가 아닐 수 없다.
초등돌봄 사업은 상시 지속 업무다. 애초에 이런 업무는 질 좋은 돌봄을 위해서도 정규직(적어도 무기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해야 했다.
그런데도 전교조 광주지부장까지 지낸 진보교육감인 장휘국 교육감이 노동자들을 소모품 정도로 여기며 쉽게 쓰고 버리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집단해고를 자행하고, 당연한 요구를 한 노동자들을 시험 경쟁에 몰아넣으며 비열한 갈라치기를 한 장휘국 교육감은 수많은 진보 염원 대중의 실망과 냉소를 자아낼 것이다. 또한, 진보 교육감이 전보다 못하다면 진보 교육감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근본적 물음을 던지게 할 것이다.
그동안 외주 위탁 시간제로 고용됐던 돌봄전담사 외에도 현재 광주의 학교 현장 곳곳에는 유치원 기간제 교사, 방과후 전담사, 영어회화전문강사 등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많다. 장휘국 교육감은 아마도 이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용안정의 선례를 남기지 않으려고, 자신의 지지 기반을 배반하면서까지 전원 고용승계를 거부한 듯하다.
이 투쟁을 함께해 온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정인용 사무처장은 이번 투쟁을 이렇게 평가했다.
“아쉬운 측면이 크다. 특히 노조 추천위원 출입도 막은 채 날치기로 집단해고와 신규공개채용 방침을 강행한 교육청 인사위원회를 막지 못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노동자들의 절규에도 67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쉽게 버리는 진보교육감을 보며, 새로운 개혁 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우리는 큰 환상이 없다. 이 투쟁을 함께했던 동지들이 내린 답은 학교비정규직들의 고용불안과 차별을 철폐하려면 학교 노동자들이 단결해 더 큰 투쟁을 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교훈을 되새기며 새 정부 하에서도 진보 교육감에 대한 독립적 관점을 견지하며 투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