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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휘국 광주교육감 부인과 한유총의 실망스러운 유착 정황

장휘국 광주교육감의 부인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전 광주지회장에게 상습적으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최근 KBS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금품 수수는 2018년 장휘국 교육감의 3선 도전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고, 1년가량 무려 8차례나 쇠고기와 전복, 굴비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품을 제공한 한유총 전 광주지회장과 장휘국 교육감 부인이 손잡고 2018년 교육감 선거 당시 불법 선거운동을 한 정황도 언론에 포착됐다.

언론 폭로 뒤, 장 교육감은 ‘부인의 금품 수수 사실을 지난해 8월에야 알게 되어 교육청에 자진신고 했다’며 사과했다. 장 교육감은 교육청에 자진 신고해 처벌을 면했고, 배우자는 처벌조항이 없어 처벌받지 않았다.

그러나 장 교육감이 이 사실을 1년 넘게 전혀 몰랐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고, 자진 신고한 뒤로도 1년이나 숨기다 언론에 폭로된 뒤에야 사과한 것도 석연찮다. 자신의 개인 비리를 대변인을 시켜 사과한 것도 부적절한 처사다.

교육감은 사립유치원의 인허가권을 쥐고 있고, 한 해 사립유치원에 900억 원을 지원하며 유치원 지도감독 업무를 맡고 있는 교육청의 최고 책임자이다. 그런 교육감의 배우자가 관리감독 대상으로부터 각종 금품과 더불어 선거운동 지원까지 받았다는 것은 부정 청탁에 해당한다.

장휘국 교육감이 자신의 직위와 권한을 이용해 처조카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2017년 전남교육청 소속의 공무원인 처조카가 광주로 전입했는데, 전남에서 광주로의 전입은 희망자는 많지만 ‘하늘의 별따기’라서 특혜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내로남불

장휘국 교육감 부인과 한유총의 유착 정황이 드러나자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비판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7월 2일에는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장휘국 교육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장 교육감의 진정성 있는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성평등 교육과 배이상헌을 지키는 시민모임’도 규탄 성명을 발표해, 특히 장 교육감의 이율배반을 다음과 같이 옳게 비판했다.

“장휘국 교육감은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다. 그간 장 교육감은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신고’만으로 교사들에 대한 수사 의뢰를 남발하고, 무혐의, 무죄 판결이 난 교사까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해임, 파면 등의 배제 징계를 남발해 왔다.

“배이상헌 사건의 경우, 장휘국 교육감은 민원과 신고만으로 그 어떤 확인도 없이 직위해제를 집행하고 당사자는 지금 그 어떤 판단도 없이 12개월여 교육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그런데 왜 교육감은 자신의 심각한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한 것인가?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벌주었던 잣대를 자신에게 적용하지 않는가?”

장휘국 교육감은 전교조 출신의 3선 진보교육감이다. 교육개혁을 바라는 진보진영의 열망을 안고 교육감에 당선됐지만, 지지자들의 염원을 배반하는 일이 벌어졌다.

진보교육감 등장에 기대를 걸고 매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해 왔지만, 진보교육감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교육 노동자들의 조건을 공격했다. 광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망스러운

특히 장휘국 교육감이 2011년 12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644명을 집단 해고하고 전원 신규채용을 추진하려다 노조가 항의한 일이 있었다. 2017년에도 초등학교 돌봄노동자 134명을 해고하고 고용승계 없는 신규 채용을 결정해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공공운수노조는 투표 직전에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2018년 교육감 3선 도전 선거에서 장휘국 후보가 진보교육감 내부경선에 참가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친인척 비리와 한유총과의 유착 정황으로 진보교육감답지 않은 실망스러운 행보가 또 하나 늘어났다.

진보 인사들이 자본주의 국가기구의 일부로 편입되면서 점점 더 국가권력과 한편에 서게 되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부패로 얼룩지는 과정이 종종 벌어져 왔다.

진보 교육감이라 할지라도 자본주의 국가기구의 일부이다. 그것도 학교에서 근무하는 다양한 노동자들의 사용자이자 산하 교육기관들을 지휘하는 막강한 국가 권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전교조 활동가들은 진보 교육감일지라도 그가 교육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공격하고 진보교육의 열망을 저버리는 행동을 할 때 단호하게 비판하고 독립적으로 투쟁해야 한다.

장휘국 교육감 부인의 비리와 한유총과의 유착 의혹은 법적 처벌만 면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장 교육감이 부인의 금품 수수를 언제 인지했는지, 뇌물의 대가로 한유총 간부에게 제공된 특혜는 없는지, 장 교육감 선거운동 과정의 비리는 없는지 등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