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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위기:
단호하게 맞서 싸워야 임금∙고용을 지킬 수 있다

최근 자동차 업계의 상반기 실적이 발표되자, “2000년대 후반의 금융위기 수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최대 위기”, “내수·수출·생산의 ‘트리플 위기’”라는 호들갑스러운 기사들이 줄지어 나왔다.

그러면서 보수 언론들은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노조 등이 파업 찬반 투표를 가결시키며 투쟁을 준비하자 노조를 비난하고 나섰다.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 노동자들이 회사의 어려운 처지는 고려하지 않고 자기 잇속만 챙기려 한다며 말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에 자동차 내수 판매와 수출이 감소하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그림1 참조).

[그림1] 국내 자동차 기업의 상반기 실적(단위: 만 대)

그러나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은 2015년 하반기부터 시행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지난해 6월 끝나면서 생긴 현상으로 판매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출이 감소한 것도 상당 부분은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연간 수출은 2012년 2백34만여 대에서 2016년 2백3만 대로 31만 대 감소했지만,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은 2012년 3백63만 대에서 2016년 4백66만 대로 1백3만 대나 증가했다. 나머지 수출 감소분은 GM본사가 유럽, 러시아, 호주, 인도네시아, 태국 시장 등에서 철수하면서 한국GM의 수출이 줄어서다.(이와 관련해서는 본지 201호에 실린 기사 ‘더욱 불안정해지는 한국GM의 미래’를 참조하시오.)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전 세계 판매량이 감소한 것도 전적으로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판매량은 3백52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만여 대가 줄었는데, 중국 판매량 감소분이 26만여 대나 된다. 사드가 실제로 배치된 3월부터 중국 판매량이 거의 반토막 나는 큰 타격을 받았다(그림2 참조). 게다가 현대자동차는 중국 판매 확대를 위해 지난해 10월에 창저우 공장(제4공장)을, 올해 7월에 충칭 공장(제5공장)을 완공해 연간 생산능력을 60만 대나 늘렸는데, 사드 보복 때문에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중국은 자동차 관세가 25퍼센트나 되기 때문에 판매량을 늘리려면 중국 공장을 늘려야만 한다.)

[그림2.] 현대·기아차의 월별 중국 판매량 [확대]

물론 국내 자동차 기업주들과 보수 언론들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장의 판매량 감소 때문인 것만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경쟁이 격화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했다. 상반기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8백45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퍼센트 감소했다. 급성장해 온 중국의 승용차 판매량도 올해 상반기 1천82만 대로 지난해보다 0.2퍼센트 감소해,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게다가 유럽연합(EU)이 일본과 경제동반자협정(EPA)에 합의하면서 자동차 관세를 낮추기로 해, 일본 자동차의 유럽 진출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미국 트럼프 정부는 한미FTA 개정 협상에서 자동차 분야를 타깃으로 꼽아 한국 자동차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 기업주들은 경기 침체에 따른 경쟁 격화,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차량 결함에 따른 리콜, 현대·기아차나 GM의 전략 변화 등에 따른 생산·판매 감소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고 한다.

그러나 계속되는 경제 위기와 국가 간, 기업 간 경쟁 격화에 노동자들의 책임은 없다.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올해 기업주들은 더욱 필사적으로 노동자들을 공격할 것이다. 노동자들도 더욱 단호하게 투쟁에 나서야만 임금과 고용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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