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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거짓 공약에 분노한:
전국 스포츠강사들의 고용 안정 요구 정당하다

7월 26일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 소속 전국 초등스포츠강사 약 4백 명이 노동자대회를 열렸다.

초등스포츠강사 고용 보장하라! 7월 26일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열린 스포츠강사 노동자대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9일 체육인대회에 참석해 초등학교 스포츠강사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직접 약속했다. 이때 녹음된 문재인 대통령의 생생한 목소리가 이번 집회가 시작될 때 흘러 나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비정규직 대책 가이드라인의 정규직화 대상에서 초등스포츠강사는 배제됐다.

스포츠강사들은 이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 전 삭발까지 하며 이번만은 꼭 자신들의 고용 불안과 열악한 처우가 개선되길 바랐다. 그래서 정부의 배신을 정면에서 목격한 이들의 분노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서울 한복판에서도 멈출 줄 몰랐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0년 동안 정권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월급 고작 12만 원 오르고 10개월 계약에서 11개월 계약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1백50만 원 월급으로 도저히 살 수 없어 퇴근 후에 대리운전에 스포츠 센터에 각종 아르바이트 자리를 쫓아다녀야 했습니다. 계약기간이 1월까지여서 아이들 졸업식장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요.

도대체 우리는 나아지는 것 없이 왜 계속 비정규직, 평생 계약직으로 살아야 한단 말입니까? 우리는 무기계약직에서 더 높은 처우까지 요구할 자격이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우리는 분노하고 요구해야 합니다. 10년을 기다렸습니다. 요구하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똑똑히 봤습니다.”

인천에서 왔다는 한 스포츠강사는 교사들의 연대와 학생들의 응원이 담긴 편지 한 뭉치를 보여 주며 이렇게 말했다.

버티다 버티다 이제 인천에서도 스포츠강사 49명만 남았습니다. 11개월을 일하고 1개월은 주유소에서 일했습니다. 희망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 때문에 일했습니다.”

이 발언은 스포츠강사와 같은 학교 비정규직 강사들이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얼마나 학교 현장에서 참교육을 위해 헌신해 왔는지를 보여 줬다.

충남에서 온 한 스포츠강사는 무대 위에서 이런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5분이 넘게 대성통곡을 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언제까지 개, 돼지, 레밍 취급을 할 것입니까? 다른 비정규직이 무기계약직이 될 때 우리는 먼지 날리는 운동장 땡볕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가이드라인에서 빠져 있습니까? … 대한민국 가장들이 왜 이렇게 삭발까지 해야 합니까? 진짜 열심히 했는데,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왜 우리를 노예 취급합니까? 우리는 노예가 아닙니다!”

너무나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해 온 초등스포츠강사들의 요구는 최소한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해 “11개월 계약제 폐지”, “무기계약직 전환”, “학교비정규직 처우 개선 수당 동일 지급”이다. 특히 10년째 지속된 상시 지속 업무이기 때문에 현 무기계약직과 똑같은 고용 안정과 처우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 초등스포츠강사 노동자대회가 열린 같은 시각에, 마침 눈앞의 서울 정부청사 안에서 김상곤 교육부 장관과 전교조 조창익 위원장이 첫 면담을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초등스포츠강사들은 “고용안정 보장하고, 무기계약 전환하라! 현실 처우를 개선하라!”는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노동자대회 말미에는 청와대까지 행진해 직접 초등스포츠강사의 요구안을 전달했다. 노동자들의 요구가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소식이 마이크로 퍼지자, 환호하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 해결이 얼마나 큰 염원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교육다운 교육을 위해 학교 현장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학교스포츠강사와 같은 비정규직 강사가 정규직 교사로 전환돼 제대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고, 행복하게 교육을 할 때, 우리 아이들의 교육도 즐겁게,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초등스포츠강사들의 절규를 들으며, 이들의 고용 안정, 처우 개선을 위해 학교 안에서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의 연대와 투쟁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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