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파업:
노동자들이 굳건하게 파업을 유지하고 연대도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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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병원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한지 열흘이 넘었다. 파업 노동자의 대다수가 생애 첫 파업이지만 파업 대열은 전혀 줄지 않았다. (관련 기사 : 울산대병원 파업 “임금을 인상하라! 인력을 충원하라!”)
노동자들이 농성하고 있는 병원 신관 로비에는 노동자들이 붙여 놓은 이야기들이 빽빽하다. “건물 사지 말고 월급 더 줘!”, “개고생한 인증평가! 격려금 달라!”, “밥 좀 먹고 일하자!”, “우리의 힘을 보여 주자! 투쟁!”
노동자들의 자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분회 간호사특별위원회는 “노동자로서 간호사의 권리”를 주장했다. “간호사들은 응징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유롭고 공개적으로 자신과 환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옹호할 권리가 있다.”
한 간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묵묵히 일만 했지만,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나왔어요. 파업이 길어지면서 조금 답답하지만, 시작했으니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노동자들의 투쟁은 병원 측에 실질적인 압력이 되고 있다. 전체 병상 대비 가동률은 파업 전 95퍼센트 수준에서 최근 약 32퍼센트로 떨어졌다. 일부 보수언론들이 “의료 공백” 운운하며 파업을 비난하기 시작한 것도 실질적 압력이 있음을 보여 준다.
노동자들이 굳건하게 파업을 유지하면서 지지와 연대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건강을 생각하는 울산연대, 노동당 울산시당 등이 각각 파업 지지 기자회견을 했다.
9월 22일에는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주최한 투쟁승리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집회는 울산지역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연대 집회였다. 울산대병원, LG하우시스, MBC·KBS, 공무원노조 등의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울산대병원 노동자들은 대규모로 집회에 참가해 거리 행진도 벌였다.
노조 소식지에 실린 한 노동자의 집회 참가기는 투쟁의 효과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여러 가지 난무하는 유언비어, 상사의 회유 속 많이들 힘들고 흔들리는 시기에 함께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고 다시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파업 농성장에도 여러 노조와 단체들의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좌파 활동가들도 지지 방문을 했다. 노동자연대 울산지회도 적극적으로 파업에 연대하고 있다. 농성장에 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팻말·대자보를 붙이고 현수막도 걸었다. 9월 25일에는 노동자연대 회원인 현대차·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지지 방문을 해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특히 현대중공업 노동자 회원의 발언은 큰 박수를 받았다.
“회사는 낮은 임금을 주면서 열정페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열정페이는 무슨, 개떡 같은 소리죠? (“네!”) 여러분들은 프로죠? 프로는 일한 만큼 대가를 받아야 합니다. (박수) 여러분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자기들의 잇속만 챙긴 사측은 여러분의 요구를 들어줘야 합니다. … 회사는 좋은 의료 서비스를 위해 지금 당장 인력을 충원해야 합니다. … 단결해야 이 정당한 파업이 이길 수 있습니다. 다 같이 시작하고 다 같이 승리로 끝냅시다. 노동자연대도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투쟁!”
노동자연대 울산지회는 발언이 끝난 뒤 모금한 투쟁 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지와 연대 속에서 노동자들은 투지를 다지고 있다. 한 간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파업이 길어져도 파업 인원이 줄지 않고 단합이 잘 되니까 동료들이 추석 지나서도 계속 싸우자고 해요. 평소에는 우리가 너무 힘들게 일해서 동료들의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었어요. 그런데 파업하면서 ‘이렇게 잘 웃는 분들이구나’ 싶었어요. 단합이 잘 되는 걸 보면서 제가 간호사인 게 자랑스러워요.”
울산대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