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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스러운 독일 극우의 총선 승리
그러나 수천 명이 항의 시위를 벌이다

9월 24일 독일 총선에서 성과를 거둔 극우 정당 독일을위한대안당(AfD)에 항의하는 시위가 수천 명 규모로 일어났다. AfD는 12.8퍼센트를 득표해, 연방의회[총 709석]에서 93석을 확보한 제3당이 됐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최초로 독일에서 극우 정당이 의석을 차지한 것이다.

AfD 안에는 강경 우익 민족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파시스트 세력이 있다. 지난해부터 파시스트들이 당 안에서 세력을 키워 왔다.

이번 총선으로 나치가 권력 장악의 문턱에 선 것은 아니다. 대중 운동이 벌어지고 올바른 대안이 성장하면 나치가 밀려날 수 있다.

그러나 AfD의 성장은 유럽 곳곳에서 인종차별적 우익 정당과 극우 정당이 지배자들의 긴축 정책이 야기하는 쓰라린 고통을 이용해 부상하는 현상의 하나다.

AfD의 위협은 실질적이다. AfD의 간판 후보의 한 명 알렉산더 가울란트는 총선 며칠 전에 열린 [극우] 집회에서 이렇게 연설했다. “우리는 독일 병사들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거둔 전쟁 공로를 자랑스러워 할 자격이 있습니다.”

AfD는 기성 정당을 오른쪽으로 견인하는 구실도 한다. 선거 직후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은 AfD에 표를 던진 유권자들을 기민당 지지로 되돌리기 위해 그들이 “우려하고 염려하는 바”에 귀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 3천여 명이 AfD의 선거 결과 축하 파티 장소 바로 앞인 베를린 알렉산더광장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인종차별은 대안이 아니다”, “AfD는 인종차별 패거리다”, “나치는 꺼져라” 같은 구호 소리가 광장을 흔들었다.

시위대가 AfD 지지자들에 잡동사니를 던졌기 때문에, [파티가 벌어지는] 건물의 경비원들은 AfD 지지자들을 건물 발코니에서 떨어져 있도록 할 수밖에 없었다. [시위대가 건물로 진입하지 못하게] 경찰이 건물을 봉쇄했지만, 사람들은 광장으로 계속 모여들었다.

시위 참가자 중 한 명이었던 리사는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AfD의 극우 이데올로기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항의 시위

프랑크푸르트와 쾰른에서도 수백 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주요 기차역에 운집해, “침묵하는 자는 공범이다” 하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AfD는 난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반발과 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에 성장했다. 이번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AfD에 투표한 사람 중 60퍼센트가 “다른 모든 정당에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신을 갖고 AfD에 투표한 사람은 34퍼센트에 불과했다.

“대연정”을 이뤄 집권했던 중도우파 정당 기독민주당(기민당)과 중도좌파 정당 사회민주당(사민당)은 이번 총선으로 타격을 입었다. 총리 메르켈이 속한 기민당은 2013년에는 42퍼센트를 득표했지만 이번에는 33퍼센트를 득표했다.

기민당의 득표를 보면, 메르켈의 자유시장 개혁과 노동계급 공격에 불만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민당도 메르켈의 공격을 거들었기 때문에 득표율이 27퍼센트에서 20퍼센트로 떨어지는 타격을 입었다.

사민당은 1945년 이후 최악으로 득표했다. [기민당도 제2차세계대전 이후 득표율이 가장 낮다.]

“대연정”의 일원이었던 사민당은 선거에서 진정한 대안 구실을 전혀 할 수 없었다. 이제 사민당은 왼쪽으로부터의 압력 때문에 메르켈이 이끄는 우파 정부를 더는 떠받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선거 결과의 근저에는 독일 [공식] 정치의 전반적 우경화가 자리잡고 있다.

[2015년에] 난민들이 유럽 고속도로를 따라 행진하며 국경에서 충돌을 벌이자 당시 메르켈은 난민 100만 명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에 우파는 독일이 국경을 걸어 잠가야 한다며 공격을 퍼부었다. 메르켈은 우파의 인종차별적 주장에 대폭 양보했다.

편견

집권 기민당의 자매 정당이자 바이에른주(州)에 기반을 둔 우파 정당 기독사회당(기사당)은 반동적인 가톨릭 세력에 토대가 있다. 이들은 기민당 내에서 우파적 압력을 조성해 메르켈이 이민 문제에서 더 나쁜 입장을 취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자유주의 우파 정당 자유민주당(자민당)은 메르켈이 난민 속죄양 삼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우파적 대안 행세를 할 수 있었다. [새 정부 구성에서] 기민당, 자민당, 녹색당이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녹색당이 그런 연정에 참여할 만큼 정치적으로 어리석다면 말이다.

급진좌파 정당 디링케(‘좌파당’)는 득표가 1퍼센트포인트 늘어 9퍼센트를 득표했다. 그러나 디링케는 메르켈[기민당]과 사민당에 대한 대중적 반감이 낳은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디링케는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우리는 선거에서 승리한 편이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우경화의 표현이기도 하다.”

디링케 소속 국회의원 크리스티네 부흐홀츠는 이렇게 말했다. “AfD가 의회에 들어온 것은 뼈아프다.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나치가 연방하원에 자리를 차지했다.

“여기에는, 허구한 날 AfD에 발언 기회를 주고 AfD가 제기하는 쟁점을 부각한 언론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억압적 난민 정책, 인종차별, 신자유주의를 내세운 기성 정치권도 공범이다.

“그들이 사회적 위기를 초래했고 AfD에게 멍석을 깔아 줬다.”

디링케는 긴축, 인종차별, AfD에 맞선 투쟁의 선봉에 서 왔다.

그러나 디링케는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튀링겐 등 가난한 옛 동독 지역에서 지방정부 연정에 참가해 민영화에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메르켈과 AfD에 대한 급진적 대안이라는 디링케의 위상에 흠이 갔다. 단적으로, 옛 동독 지역에서 AfD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23퍼센트를 득표했다.

디링케 지도부의 일부는 우파의 인종차별과 무슬림 혐오에 뒷문을 열어 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AfD와 새 정부에 맞서려면 우파의 인종차별적 정책에 일관되게 맞서고, 노동계급 투쟁을 고무하는 정책을 전면에 내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럴 때 좌파가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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