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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병원, 을지대병원 파업:
임금을 대폭 인상하라

보건의료노조 을지병원지부(서울)와 을지대학교병원지부(대전)가 10월 10일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두 병원의 법인은 형식적으로는 다르지만, 실질적으로는 을지대학교 재단이 운영하는 곳들로, 공동 파업에 들어갔다.

두 병원 노동자들의 임금은 다른 사립대 병원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의 60퍼센트 수준이다. 이 병원 20년차 간호사 임금은 다른 사립대 병원 간호사 초임과 비슷하고, 지난해 입사한 간호사들의 경우는 최저 임금 수준이었다. 명절 수당과 하계 휴가비는 아예 없다.

최근에는 노동위원회조차 두 병원과 “동급 병원의 임금 격차를 2020년까지 해소하라”고 권고안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사측은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무시하며, 노조가 저임금 상태를 폭로한 것이 명예 훼손이라고 오히려 억지를 쓰고 있다.

을지병원은 임금만 열악한 게 아니다. 노동 강도도 상당하다. 야간 근무를 한 날도 충분한 휴게 시간이 보장되지 않고 퇴근한 이튿날 또 출근해야 했다.

여성 노동자들이 압도 다수인 을지병원의 여성 갱의실은 지하 2층에 있다. 갱의실 앞 복도 형광등은 전기를 절약한답시고 하나 걸러 하나씩만 켜 두었다. 병원 로비나 병동 복도에는 조명을 환하게 켜 두면서, 빛이 들어올 틈이 없는 지하 2층 복도는 어두운 상태로 방치해 여성 노동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차봉은 을지병원지부장은 파업 출정식에서 “노동자들의 53퍼센트가 근속 5년차 이내”라면서, “이렇게 열악한 일터에서 누가 오래 근무하고 싶겠는가” 하고 개탄했다.

파업

대전에 있는 을지대학교병원지부는 2015년 11월에 설립됐다. 이 노동자들은 1998년 사측의 공격으로 노조가 와해된 지 18년 만에 노조를 설립했고, 2016년 11월 박근혜 퇴진 운동 국면에서 첫 파업을 벌여 큰 성과를 거뒀다.

이때 노동자들은 16일간 파업을 벌여 임금 8.37퍼센트 인상, 체불된 통상임금 3년 4개월치의 50퍼센트 일시 지급, 노조 활동 보장(사무실과 비품 제공, 조합원과 대의원 유급 공가 보장) 등을 성취했다.

이 승리는 서울에 있는 을지병원지부도 고무한 듯하다. 을지병원지부는 2016년 4월, 기존 노조가 와해된 지 20년만에 다시 설립됐는데, 이번에 노조 설립 후 첫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병원 노동자들이 자신의 임금과 처우를 개선하는 것은 환자 안전과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다.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만성적 인력 부족에 시달리면서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을지대병원과 을지병원 노동자들의 파업은 매우 정당하다. 이들의 파업이 승리를 거두면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도 유익한 일이다. 두 병원 노동자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하고 응원하자.

지난해 노조 설립 후 첫 파업에 돌입한 을지병원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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