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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보판] 카탈루냐 사회주의자가 전한다:
민족 독립 운동이 계급투쟁과 결합돼야

카탈루냐의 수도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하는 사회주의자 데이비드 카발라(아래 사진)가 카탈루냐 독립과 관련한 소식을 전한다. 이 인터뷰는 한국 시간으로 10월 15일 밤 김종환 기자가 했다.

10월 30일 변경 사항: '카탈루냐의 독립 요구를 놓고 포데모스 등 다른 좌파들의 입장은 어떠한가?라는 질문과 답변을 추가했다.

스페인의 최근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푸지데몬이 10월 10일 국회 연설에서 독립 실시 유보를 선언하며 후퇴한 직후에는, 독립운동 내 주요 단체 2곳(‘카탈루냐국회’와 ‘옴니움 쿨투랄’)이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독립에 대한 개헌을 놓고 지지부진한 협상에 들어가며 투쟁을 끝내려 한다는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한 주 동안 벌어진 일을 보면 그리 되지는 않았다.

좌파적 노조의 선제적 제안이 중앙정부의 탄압에 대한 분노와 맞물려 성사된 10월 3일 카탈루냐 총파업 ⓒ출처 가이 스몰만

가장 큰 이유는 중앙정부가 양 극단 중 하나의 선택만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카탈루냐가 독립 선언을 철회하면 그간의 일을 모두 잊겠다며 완전한 투항을 요구한다. 만일 이를 거부하면 중앙정부는 카탈루냐 자치권을 박탈하고 경찰과 교육 시스템을 직접 관장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교육 시스템 장악은 ‘스페인의 가치’를 주입하겠다는 것이어서 반발이 크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적어도 아직까지는 절충적 해법이 보이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불가피하지 않은 타협을 하려 한다고 의심을 받은 두 단체도 후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카탈루냐에 기반을 둔 반자본주의 선거연합 민중연합(CUP)도 계속 독립을 위해 싸울 것이라 말하고 있다.

물론 그리스 시리자가 굴복한 사례에서 보듯 전혀 예상치 못한 후퇴를 거듭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르주아 민족주의 세력은 아래로부터 운동이 분출하면 이를 더 두려워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CUP에 대해서 더 말해 달라.

약 2000명 정도로 이뤄져 있고 노동조합 활동가,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 프랑코 독재 시절부터 싸워 온 투사 등 다양한 활동가들이 모여 있다. 기초자치단체 의원이 300명 정도 된다.

이들 가운데 단일 세력으로는 2개의 스탈린주의 단체가 가장 크다. 각각 ‘3기 노선 스탈린주의’와 ‘민중전선주의 스탈린주의’라 부를 만하다. 민중전선주의 스탈린주의자들은 부르주아 세력과의 관계에 몹시 연연하지만 아직까지는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에서 이탈할 조짐은 없다.

두 세력 다 100~200명 규모다. 그 둘을 합해도 전혀 다수는 못 된다. 아나키스트와 트로츠키주의자도 있다.

2015년 선거 이후 들어선 현재의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CUP의 지지 투표 덕분에 카탈루냐 의회에서 과반을 유지하고 정부를 유지하고 있다.[총 135석 가운데 여당은 62석, CUP은 10석] 그러나 CUP은 자치정부가 독립 선언을 계속 미루면 의회 활동을 보이콧하겠다고 최근 밝혔는데 이는 사실상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압력을 넣은 것이다.

카탈루냐의 독립 요구를 놓고 포데모스 등 다른 좌파들의 입장은 어떠한가?

포데모스 중앙당은 독립 찬성과 반대 사이 어중간한 입장이고,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입장으로 나뉘어 있다. [포데모스의 카탈루냐 지구당의 사무총장은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각국의 스탈린주의 정당들은 카탈루냐 문제를 놓고 크게 분열했다. 그리스 공산당(KKE)와 독일의 좌파당 디링케[과거 동독의 공산당을 기초로 만든 당]는 ‘부르주아 세력 간 투쟁일 뿐’이라며 카탈루냐 독립 요구를 기각한다. 반면, 앞서 말했듯 카탈루냐에서는 반자본주의 정당인 CUP에서 가장 두드러진 2개 조직이 모두 공산당계열이다.

이처럼 좌파들이 카탈루냐 독립 쟁점으로 나뉜 것은 공동전선에서 어려운 상황을 낳기도 한다. 카탈루냐에는 ‘인종차별과 파시즘에 맞서자’는 공동전선이 있다. [2월 유럽 최대 규모로 난민 환영 시위를 건설할 때도 중요한 구실을 했다.] 그 안에는 카탈루냐 독립에 반대하는 사회당이 함께 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동지들은 이 공동전선 차원에서 카탈루냐 독립 지지 입장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이런 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 공동전선은 카탈루냐 독립이 아니라 인종차별 반대라는 단일 쟁점을 결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주시해야 할 점에 대해서 말해 달라.

만일 자치정부가 계속 버티는 가운데 중앙정부가 물리적 탄압을 가하거나 자치권을 박탈하는 식으로 나오면 카탈루냐 대중의 반격이 클 것이다. 반면 자치정부가 더 후퇴해서 배신적 타협을 하면, 좀더 까다로운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그런 경우에도 운동은 더 급진화하고 정치적으로 날카로워질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국민투표에 맞춰 CUP의 호소로 ‘국민투표를 사수하기 위한 지역위원회 연합’이 결성됐고, 기층에서는 이 네트워크가 움직이고 있다. 만일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독립운동의 더 큰 단체들이 굴욕적으로 타협한다면 CUP가 거기에 승복하지 않는 사람들을 결집할 수 있다.

나는 CUP 안팎의 급진적인 활동가들과 함께 독립운동이 노동계급의 쟁점, 인종차별의 쟁점 등 사회적 쟁점을 더 많이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탈루냐의 수도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하는 사회주의자 데이비드 카발라

이번 호 온라인 기사 ‘카탈루냐 민족주의와 독립 운동을 어떻게 봐야 할까?’도 함께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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