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외노조 철회,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12월 15일 전교조 연가(조퇴) 투쟁에 적극 참가하자
〈노동자 연대〉 구독
전교조가 당초 11월 24일에 할 계획이었던 연가 투쟁을 수능 연기로 인해 12월 15일로 늦춰 진행한다.
이번 연가 투쟁은 전교조 법외노조를 철회하고, 교원 경쟁 제도인 성과급·교원평가를 폐지하기 위한 것이다.
“연가 투쟁을 포함한 총력투쟁” 찬반을 물은 전교조 조합원 총투표에서 조합원 77퍼센트가 찬성표를 던졌다. ‘촛불 정부’라던 문재인 정부가 취임 6개월이 넘도록 법외노조 문제 해결과 교원 경쟁 제도 폐지에 뜨뜻미지근하자 조합원들이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성과급·교원평가는 교원 경쟁을 통해 교사를 통제하고, 교육을 더한층 경쟁적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교사들의 불만 사항 1순위다. 전교조는 지난 6월, "교원 정책의 대표적 적폐인 차등성과급을 지체 없이 폐지해야 한다"는 교사 10만 4307명의 서명을 전달했다.
그러나 정부는 “공무원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교원 성과급은 폐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재인은 후보 시절 전교조 신문인 〈교육희망〉의 교원 정책 관련 질의에서 ‘교원 성과급 폐지’를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공식 정책공약집에는 이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후 국정과제에서는 ‘폐지’가 아닌 ‘개선’으로 됐다. 최근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대신 직무급제를 도입하겠다는 정부 입장으로 볼 때, 교원에게도 직무급이 도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교원평가에 대해서도 후보 시절 어떤 공약도 내세운 바 없다가, 최근 교육부는 교원평가 ‘폐지’가 아닌 ‘개선’ 입장임을 드러냈다. 개선의 내용도 정확히 밝히지 않아, 앞으로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한편 문재인은 법외노조 철회에 대해서는 후보 시절 때부터 말을 아꼈다. 당선 후에도 꾸준히 대법원 판결과 2019년 ILO 협약 비준에 공을 떠넘기며 법외노조 문제 해결을 회피하고 있다. 최소한 ‘전교조 죽이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이명박근혜 우파 정권과는 다르리라는 대중의 기대에 상당히 못 미치는 행보다.
이번 연가 투쟁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높은 찬성률이 나온 것은, 전교조 조합원들 사이에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아직 있지만 실망도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전교조 지도부는 이 총투표 결과를 단순히 교섭을 위한 압력 수단으로 한정하지 말고, 실질적인 연가 투쟁을 적극적으로 조직해야 한다.
물론 연가 투쟁은 교원의 휴가권을 이용한 투쟁으로, 이윤에 타격을 주는 파업은 아니다. 그러므로 하루 연가로는 문재인 정부가 법외노조 문제 해결이나 교원경쟁제도 폐지를 당장 시행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연가 투쟁은 교육적폐 해결에 미적지근한 문재인 정부에 보내는 정치적 항의 표시이자, 이후 더 큰 투쟁을 위한 발판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교조 조합원들은 연가뿐 아니라 조퇴를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든 12월 15일 금요일 연가 투쟁에 많이 참가하자.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 건설노동자들의 마포대교 점거, 지하철 9호선 파업 등에서 보듯, 노동자들이 문재인 정부를 몇 개월 경험하면서 정부 초기와는 다른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전교조도 법외노조가 철회돼 교사들의 노동기본권이 살아 있어야 참교육이 가능하고, 교원 경쟁 제도가 사라져야 경쟁 교육을 철폐시킬 수 있다고 외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