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살아남으려 이민자 공격하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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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1월 30일 국정연설에서 이민자, 소수인종, 여성을 공격했다. “마약과 갱단이 열린 국경을 넘어 미국의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수십 년 동안 쏟아져 들어왔다.”
트럼프는 현행 이민 규제 제도 탓에 “사돈의 팔촌까지 사실상 무제한으로” 미국에 들어올 수 있다며 ‘허수아비 때리기’를 했다.
트럼프가 ‘이주 아동 추방 유예 행정명령’(DACA) 연장을 거부해서, 10년 넘게 미국에 거주한 이민자 수십만 명이 대거 추방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이민자 추방을 유예시킬]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말하지만, 그 대가로 의회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쌓고 이민 규제 조처를 시행할 예산 약 235억 달러[한화로 약 25조 원]를 배정하라고 요구한다.
트럼프는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의혹 수사가 턱밑으로 좁혀 오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다.
1월 25일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가 전 FBI 국장이자 특별검사로서 수사를 지휘하는 로버트 뮬러를 [지난해 6월에] 해임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패악질을 부리고 있다. 그러나 지저분하게 굴기로는 야당인 민주당도 만만찮다.
2월 2일 (공화당 소속 하원 정보위원장 데빈 누네스의 이름을 딴) ‘누네스 메모’가 공개됐다. 이 문서로, 오바마 정부가 트럼프 대선 선거운동본부 외교정책보좌관 카터 페이지를 감청했음이 밝혀졌다.
당시 오바마 정부는 [영국 정보기관] MI6 요원이었던 영국인 스파이 크리스토퍼 스틸이 작성한 문건의 내용을 감청의 명분으로 삼았다. 민주당의 지도 기구인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이 문건의 작성 비용을 댔다.
미국 검사는 감청 영장을 청구할 때 자신들의 편향 가능성을 사법부에 고지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 당시 검사는 이를 고지하지 않았다.
깎아내리기
민주당과 친민주당 성향의 언론들은 ‘누네스 메모’의 의미를 깎아내리려 든다.
“[‘누네스 메모’ 폭로] 목적은 FBI와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해 대통령을 지원하려는 것이다.”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아담 비프 쉬프의 말이다.
민주당은 ‘러시아 스캔들’만으로 트럼프가 자멸하기에 충분할 것이라 보고, 모든 희망을 거기에 걸어 왔다.
그러나 누네스 메모가 진정으로 보여 준 것은, 부정직하기로는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올해 11월 하원 의석 전체와 상원 의석 일부를 두고 중간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민주당은 트럼프에 맞설 대항마로 비쳐 의석을 확보하고자 한다.
그러나 트럼프에 맞선 진정한 대항마인 거리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1월 21일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여성 행진’에 약 100만 명이 참가했다.
민주당은 이런 운동을 민주당 지지 선거운동으로 국한시키려 하지만,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는 [지난해에 이어] 여성 파업이 다시금 벌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