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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마르크스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를 마르크스는 200년 전에 태어났다. 이후 그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기도 낮아지기도 했지만, 완전히 식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영국 반자본주의 월간지 《소셜리스트 리뷰》의 샐리 캠벨이 마르크스의 삶과 저작, 현재의 의미를 살펴보는 월간 칼럼을 소개한다. [ — 캠벨]은 필자가, [  ]는 〈노동자 연대〉 편집부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삽입한 것이다.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제 위기 속에서 마르크스의 사상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그의 사상이 진정으로 생명력을 얻는 것은 실제의 계급투쟁에 적용될 때이다.

카를 마르크스라는 유령은 결코 사라진 적이 없다. 올해 5월 5일은 마르크스의 탄생 200주년인데, 그것을 기념하는 가운데 그에 대한 관심은 더 강화될 것이다. 영국 국립극장은 최근 공연한 작품에서 마르크스를 사랑스러운 악동으로 묘사했다. [영국에서] 곧 개봉할 라울 펙 감독의 영화는 1840년대 혁명적 운동에 깊이 관여하던 청년기의 마르크스와 그의 절친한 친구 프리드리히 엥겔스를 보여 줄 것이다.

마르크스 사상의 생명력도 여전하다. 지난해 5월 노동당 예비내각의 재무장관인 존 맥도넬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마르크스의 — 캠벨] 《자본론》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본다.” 다음 날 [영국 노동당 대표] 제러미 코빈은 마르크스를 “위대한 경제학자”라고 평했다. 사회주의자인 코빈과 맥도넬이 마르크스를 이렇게 칭찬을 하는 건 크게 놀랍지 않지만, 주류 논객과 심지어 우파 논객도 이런 의견에 ‘어느 정도’는 수긍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눈에 띄는 일이다.

[친기업 성향의 영국 주간 잡지] 《이코노미스트》의 칼럼니스트 배저트는 맥도넬의 발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맥도넬이 옳다. 마르크스에게서 배울 것이 엄청나게 많다. 마르크스가 말한 것의 상당 부분은 날이 갈수록 유의미해지고 있는 듯하다.”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을 크게 오해하는 그이지만, 보수당 소속의 전 재무장관 조지 오스본 같은 살찐 기생충들을 옳게 공격했다. 그는 조지 오스본이 “[투자회사] 블랙록의 투자 매니저로 일주일에 하루 일한 대가로 65만 파운드[약 9억 7000만 원] 이상을, [금융계 소식을 주로 보도하는 영국 일간지]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에서는 강연과 편집 일로 수만 파운드를” 긁어모은다고 비판했다.

물론 이런 주류적·우파적 인사들의 마르크스 언급은 마르크스의 이론이 독재를 야기하고 뛰어난 기업가 정신의 잠재력을 억누른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배저트는 다음과 같이 결론 내린다. “마르크스의 다음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마르크스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2013년 프랑스에서 출판됐고, 이듬해 영어로 번역돼 출간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책 《21세기 자본》은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다. 영어판이 출간된 첫 달, 이 책은 미국 아마존에서 소설을 포함해 가장 많이 팔린 책이었다.

피케티는 온건한 자본주의 개혁안만을 제안했지만, 이 책의 제목을 보면 마르크스의 책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10년 전 신용경색으로 폭발한 경제 위기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 책의 인기가 설명되지 않는다.

대중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서는 형편없는 반면 상층의 소수는 부유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를 두고 수많은 사람들이 고심하고 있다. 조직된 사회주의·공산주의 운동이 철저히 파괴된 미국에서조차 18~29세 인구의 51퍼센트는 자본주의를 거부하고 확고한 3분의 1은 사회주의를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에 나왔다.

데이비드 하비의 《자본론》 온라인 강의는 수십만 명이 수강했는데, 그를 비롯한 여러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인기가 높은 것은 마르크스의 유산이 오늘날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훨씬 공정하게 보여 준다.

《소셜리스트 리뷰》는 올해 내내 마르크스의 저작과 삶, 그 저작이 작성된 맥락을 살펴보고, 마르크스의 저작이 오늘날의 운동에는 얼마나 유용한지를 평가할 것이다.

우선, 1961년 토니 클리프가 쓴 ‘마르크스주의 이론 강의 노트’에 나오는 말을 소개한다.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를 총체적 시스템으로 본다. 그 안의 부분들은 모두 서로 연결돼 있다. 그래서 마르크스주의의 자본주의 비판은 모든 수준의 분석을 다루며, 이들을 서로 연결시키려 한다. 그러므로 기초적 강령이더라도 어떤 수준도 무시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 국가 문제는 단지 정치 문제로만, 생산 문제는 단지 경제 문제로만, 계급투쟁 문제는 단지 사회적 수준의 문제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어떤 주제를 다루더라도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철학적, 이데올로기적, 경험적 등등 모든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 그래야 각 쟁점들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며, 마침내 총체적 시스템으로서 자본주의가 어떻게 기능하고 있고 어떻게 자본주의를 전복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여기서 “어떻게 자본주의를 전복할 수 있는지”라는 다섯 낱말이 중요하다.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와 그것의 작동 방식을 주로 분석하는 이론이 아니다. 노동계급 자력 해방의 이론이다. 현대 평론가들과 심지어 좌파 일부도 바로 여기서 걸려 넘어진다. 언젠가 나는 스스로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밝힌 대학 강사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걸 들었다. “물론 중국을 제외하면 더는 프롤레타리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노동계급 투쟁이 역사적으로 저조한 시기에도 노동계급은 모든 것을 완전히 바꿀 잠재력을 보였다. 또한 오늘날 노동계급의 규모는 마르크스 시대와 비교도 못할 만큼 서구에서나 전 세계에서나 훨씬 더 커졌다.

그리고 마르크스의 사상이 생명력을 얻는 것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집단적 투쟁에 관여할 때이다.

클리프가 다음과 같이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마르크스주의의 기초를 아는 것은 혁명적 당의 모든 구성원이 갖춰야 할 소양의 일부일 뿐이다. 마르크스주의의 기초를 알면 세계를 이해하는 눈을 얻을 수 있지만, 그 지식은 모든 구체적 상황에 적용돼야 한다. 매일매일의 훈련, 토론, 논쟁, 계급투쟁이라는 실제 전투 속에서만 적용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런 적용이 없다면, 아무리 멋들어진 교육 프로그램이라도 완전히 무의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