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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지배계급을 혼돈에 빠뜨릴 트럼프의 무역전쟁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한 이래로, 그가 시장 규제를 완화하고 부자들의 세금을 감면하는 보통 공화당 우파 대통령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 줄곧 있었다. 물론 트럼프 정부 하에서 부자들은 잘 지내고 있다. 억만장자 워렌 버핏의 기업 버크셔 헤셔웨이는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세금 감면 덕에 수익이 290억 달러 더 늘었다.

그런데 3월 1일 트럼프가 수입 철강에 25퍼센트, 알루미늄에 10퍼센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이 조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 주장했지만, 이 관세안으로 캐나다, 독일, 영국, 남한 같은 미국의 우방국들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트럼프는 이 결정을 옹호하고자 트위터에 자극적인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한 나라(미국)가 사실상 모든 무역에서 수십억 달러의 적자를 본다면 무역 전쟁은 좋은 것이고 이기기도 쉽다. 예컨대, 우리가 특정 국가를 상대로 무역 적자가 1000억 달러인데 그 상대국이 까분다면, 거래를 끊어 버리면 된다. [그러면] 우리가 대승을 거둔다. 식은 죽 먹기다!”

[트럼프의 관세안에 대해] 중국은 절제된 대응을 보인 반면, 유럽연합(EU)은 보복 관세 조처로 대응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EU 집행위원장 장클로드 융커는 EU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청바지 등을 표적 삼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연합 내 소식통을 인용해 “EU가 단호하고 분명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물리겠다는 협박으로 맞섰다.

헤게모니

가장 최근에 진정한 무역 전쟁이 벌어졌던 때는 1930년대로, 미 의회가 스무트-홀리법을 통과시켜 관세를 40.1퍼센트에서 59.1퍼센트로 올리면서 벌어졌다. 이 조처는 당시 세계 시장을 파탄 낸 여러 조처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예컨대 영국은 금본위제 폐지, 파운드화 가치 절하, 대영제국 내 특혜 관세 등 일련의 조처를 취했는데, 이는 대영제국을 폐쇄적 경제 블록으로 재편하고자 한 것이었다.

자유주의 경제학의 거장 메이나드 케인스는 이에 그리 발끈하지 않았다. “사상, 지식, 과학, 포용력, 여행 ─ 이런 것들은 본질적으로 국제적인 것이다. 그러나 합리적이고 편리한 한도 내에서는, 상품은 내수를 장려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금융은 주되게 일국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사태의 본질을 [케인스보다] 더 정확히 이해한 것은 파시스트 정권에 의해 수감돼 있던 이탈리아 마르크스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였다. “모든 주요국들은 자신의 정치적 헤게모니를 경제적으로 뒷받침하려는 경향이 있다. … 이 때문에 세계 시장은 더는 일국적 시장들의 합이 아니라 국제적 (국가 간) 교역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1930년대의 무역 전쟁은, 세계 경제가 저마다 식민지와 위성국을 거느리고서 서로 경쟁하는 거대 제국주의 블록들로 이뤄진 것에 어울리는 일인 동시에 그런 양상을 더 강화하는 일이었다. 그 제국주의 블록들은 영국·프랑스·미국·독일·일본이었고, 알다시피 이들 간의 무역 전쟁은 결국 이들 간의 진정한 세계 전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기꺼이 치르려는 듯 보이는 이번 무역 전쟁은 1930년대와는 다른 상황에서 벌어진다. 케인스가 뭐라고 생각했든지 간에 오늘날 생산과 금융은 철저히 국제적이다.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은 국가 간 경계를 넘나들며 형성된 생산망에 의존한다. 이는 EU 탈퇴 때문에 영국 자본주의가 곤경에 빠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런 생산망 중 일부는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 예컨대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중부·동부 유럽에서는 독일을 중심으로 하는 식이다. 그러나 (대표적으로 미국과 중국 같은) 가장 규모가 큰 경제권의 무역과 투자는 대륙의 경계를 뛰어넘는다.

그러므로 [트럼프의] 무역 전쟁은 미국 대자본의 이해관계에 전혀 맞지 않는다. 트럼프의 백악관에서는 골드만삭스의 전 사장 게리 콘 같은 사람이 그런 미국 대자본을 대변한다. 마이클 울프는 트럼프 정부를 폭로한 책[《화염과 분노》]에서 게리 콘을 “전 세계를 제집처럼 여기는 친 민주당 성향의 월가 투자자로,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투표한 사람”으로 묘사했다.

이번 트럼프의 관세안은 게리 콘이 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 피터 나바로에게 패한 것으로 흔히 여겨진다. 나바로는 지난해 3월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미국에 남을 수 있었던 생산망과 제조업 역량을 모조리 되찾는 것이다.” 그러나 생산망은 그 안에 있는 기업들의 수익이 보장돼야만 살아남는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나는 혼돈이 좋다. 혼돈은 정말로 좋은 것이다.” 트럼프가 3일 밤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바로 그 혼돈이 트럼프를 덮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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