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지배계급을 혼돈에 빠뜨릴 트럼프의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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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한 이래로, 그가 시장 규제를 완화하고 부자들의 세금을 감면하는 보통 공화당 우파 대통령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 줄곧 있었다. 물론 트럼프 정부 하에서 부자들은 잘 지내고 있다. 억만장자 워렌 버핏의 기업 버크셔 헤셔웨이는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세금 감면 덕에 수익이 290억 달러 더 늘었다.
그런데 3월 1일 트럼프가 수입 철강에 25퍼센트, 알루미늄에 10퍼센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이 조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 주장했지만, 이 관세안으로 캐나다, 독일, 영국, 남한 같은 미국의 우방국들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트럼프는 이 결정을 옹호하고자 트위터에 자극적인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한 나라
헤게모니
가장 최근에 진정한 무역 전쟁이 벌어졌던 때는 1930년대로, 미 의회가 스무트-홀리법을 통과시켜 관세를 40.1퍼센트에서 59.1퍼센트로 올리면서 벌어졌다. 이 조처는 당시 세계 시장을 파탄 낸 여러 조처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예컨대 영국은 금본위제 폐지, 파운드화 가치 절하, 대영제국 내 특혜 관세 등 일련의 조처를 취했는데, 이는 대영제국을 폐쇄적 경제 블록으로 재편하고자 한 것이었다.
자유주의 경제학의 거장 메이나드 케인스는 이에 그리 발끈하지 않았다. “사상, 지식, 과학, 포용력, 여행 ─ 이런 것들은 본질적으로 국제적인 것이다. 그러나 합리적이고 편리한 한도 내에서는, 상품은 내수를 장려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금융은 주되게 일국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사태의 본질을
다시 말해 1930년대의 무역 전쟁은, 세계 경제가 저마다 식민지와 위성국을 거느리고서 서로 경쟁하는 거대 제국주의 블록들로 이뤄진 것에 어울리는 일인 동시에 그런 양상을 더 강화하는 일이었다. 그 제국주의 블록들은 영국·프랑스·미국·독일·일본이었고, 알다시피 이들 간의 무역 전쟁은 결국 이들 간의 진정한 세계 전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기꺼이 치르려는 듯 보이는 이번 무역 전쟁은 1930년대와는 다른 상황에서 벌어진다. 케인스가 뭐라고 생각했든지 간에 오늘날 생산과 금융은 철저히 국제적이다.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은 국가 간 경계를 넘나들며 형성된 생산망에 의존한다. 이는 EU 탈퇴 때문에 영국 자본주의가 곤경에 빠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런 생산망 중 일부는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 예컨대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중부·동부 유럽에서는 독일을 중심으로 하는 식이다. 그러나
그러므로
이번 트럼프의 관세안은 게리 콘이 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 피터 나바로에게 패한 것으로 흔히 여겨진다. 나바로는 지난해 3월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미국에 남을 수 있었던 생산망과 제조업 역량을 모조리 되찾는 것이다.” 그러나 생산망은 그 안에 있는 기업들의 수익이 보장돼야만 살아남는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나는 혼돈이 좋다. 혼돈은 정말로 좋은 것이다.” 트럼프가 3일 밤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바로 그 혼돈이 트럼프를 덮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