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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6000원 인상도 거부한 샤넬에 맞서:
투쟁을 지속하는 화장품 판매 노동자들

4월 14일 샤넬 화장품 판매 노동자들이 전국 매장에서 2차 하루 부분파업(오후 3시부터 파업)을 벌였다. 3월 25일에 이어 두 번째 부분파업이다.

3월 25일에는 샤넬 노조와 엘카코리아 노조가 공동으로 전국 50여 개 백화점 84개 매장에서 부분파업(오후 6시부터)을 벌였다.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 스트레스에 시달려 온 노동자들은 임금 삭감 없이 인원 충원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해 노동 강도를 낮추기를 바란다. “임금은 올리고 노동강도는 내리고!”가 주요 슬로건인 이유다.(관련 기사: 화장품 판매 노동자들 ― 수당 삭감·노동강도 강화에 맞서 투쟁의 첫발을 떼다)

ⓒ사진 제공 전국서비스연맹

1차 부분파업 이후에도 샤넬 노조 조합원들은 유니폼 대신 투쟁 구호가 적힌 단체 티를 입고 매장에서 투쟁을 벌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 백화점 매장에서 세계적인 패션 기업인 샤넬에 맞서 ‘복장 투쟁’과 부분파업을 벌인 것을 자랑스러워 했다.

그런데 1차 부분파업 후, 엘카코리아에서는 임금 인상을 따내는 등 노동자들이 부분적 성과를 거뒀다. 반면, 샤넬 화장품 사측은 임금 인상을 거부했다. 노조와 사측안의 차이는 0.3퍼센트로 1인당 평균 월 6000원, 연 7만 2000원 수준이다. 대신 사측은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부당노동행위로 대응하고 있다.

그래서 샤넬 노조가 2차 부분파업을 결행한 것이다. 저녁 7시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샤넬 노동조합 결의 한마당” 집회를 열었다. 지방 매장의 조합원들도 3시 파업 뒤 상경해 집회에 참가했다.

조합원 320여 명은 생애 첫 파업 투쟁을 벌이는 서로를 따뜻하게 격려하며 투쟁과 단결의 의지를 다졌다. 노동자들은 열악한 저임금 조건을 규탄하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내가 이 꼴 보려고 샤넬 10년 다녔냐!”, “10년 넘게 샤넬에 충성한 내가 알바보다 못 하냐!”, “매니저 빼고 둘째, 셋째, 막내 (직원) 월급 다 똑같다. 이게 실화냐!”

이날 집회에는 샤넬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의 (동종 업계인) 타사 화장품 판매 노조들과 마트노조 등이 함께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인 김진숙 민중당 서울시장 후보도 참가했다.

특히 동종 업계 노동자들의 연대가 샤넬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로레알, 록시땅, 부루벨, 엘카코리아, 클라란스, 한국시세이도, LVMH 등의 노동자들은 투쟁 모금과 지지 물품을 후원하고, ‘샤넬 노동자들이 승리할 때까지 연대투쟁 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샤넬 노동자들도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전주현

‘명품’ 기업 샤넬의 추악한 민낯

경제 불황에도 샤넬은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며 높은 수익을 올렸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 샤넬 연간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해 연 1700억 원에 달한다.

세계 유명 브랜드라는 점을 이용해 샤넬은 수시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도 2.4퍼센트 인상을 단행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댔다.

그래 놓고 정작 노동자들에게는 임금을 안 올려주려고 꼼수와 탄압을 벌이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인원 충원 없이 노동시간만 단축해 수당은 줄고 노동강도만 강화됐다.

이미 샤넬 화장품 판매 노동자의 70퍼센트가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을 받고 있다. 1년차 통상임금이 월 170만 원에 불과한데, 10년 경력의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성과급에 의존하는 임금 체계 때문이다.

비정규직도 꾸준히 증가해 현재 샤넬 화장품 판매 노동자 5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다.

샤넬은 복장 규정이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매달 메이크업 규정이 바뀌고, 지정된 방식으로만 해야 한다. 메이크업을 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30~40분 일찍 출근 하지만,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저임금을 강요한 사측은 어처구니없게도 노동자들이 매장에서 일할 때 고가의 자사 화장품과 액세서리를 구매해 사용하도록 압력을 넣는다.

ⓒ박한솔

노동자들은 더는 이런 열악한 조건을 감내하지 않겠다며 투쟁에 나선 것이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기세를 꺾지 못하자 일부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고, 탈퇴자들에게 노조의 안보다 더 높은 임금 인상 협상을 시도하는 비열한 수작을 부렸다. 이에 샤넬 노동조합은 사측을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했다.

김소연 샤넬 노동조합 위원장은 “임금 인상도 중요하지만,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이번에 막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번 투쟁의 의의를 강조했다. 14일 파업 집회에 모인 노동자들도 사측의 횡포와 무시에 맞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 조건의 개선을 위해 당당하게 계속 싸우겠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 제공 전국서비스연맹
ⓒ박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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