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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사내하청,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현대·기아차의 6개 공장(현대차 울산·아산·전주, 기아차 화성·소하·광주) 비정규직 노조들이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등을 위해 공동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6월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집중 집회를 연다.

이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투쟁한 지 15년이 넘었다. 그동안 법원조차 몇 차례나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지만, 정몽구는 노동자들을 탄압하기 바빴다. 노동자들이 싸워 온 덕분에 몇 년 전부터 정규직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를 신규채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힘쓰겠다던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불법파견 문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조승진

이에 노동자들은 올 초부터 노동부에 불법파견 시정 명령을 내리라고 요구하며 농성과 집회 등을 해 왔다. 그리고 정몽구-정의선 일가 퇴진과 구속 처벌, 4대 갑질(불법파견, 원하청 불공정 거래, 노조 와해, 불법 경영세습) 철폐,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해고자 복직 등의 요구를 걸고 최근 공동 투쟁을 시작했다.

여성 노동자 배제 말라

특히 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정규직화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들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옳게 주장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부터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단계적으로 신규채용하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신규채용된 1500여 명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일부 여성 노동자들은 노동조건이 더 열악한 곳으로 강제 전환 배치되기까지 했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런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불법파견은 성별을 가로질러 사내하청 노동자 전체의 문제다. 사측은 야비한 차별을 중단하고, 성별 관계 없이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정규직인 기아차지부 화성지회의 우파 집행부는 조립 라인에 여성 화장실, 탈의장 등 “준비”가 안 됐다며, 여성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놨다. 사실상 이번 신규채용에서 여성을 배제하라고 주장한 것이다.

정규직 노조 집행부는 마치 여성을 위하는 척하지만, 웬만한 기아차 노동자들은 그게 핵심이 아니라는 걸 다 안다. 정규직 노조 집행부가 진정 걱정하는 것은 여성 편의시설이 아니다. 그것이라면 사측에게 즉각 시정을 요구하면 될 일이다. 안 그래도 몇 년 전부터 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집행부의 노림수는 다른 데 있다. 기아차에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도장 2~3부, 프라스틱, PDI 등의 부서에 집중 고용돼 있다. 이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면 그 공정에서 그대로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마땅한 구조다.

예컨대, 지금 전환배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프라스틱 작업장에 여성 노동자 70여 명이 집단으로 일한다. 이곳을 여성 공정으로 보장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우파 집행부의 의도

그런데 정규직 노조 집행부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집행부는 인력 충원, 노동조건 개선을 바라는 조립 라인 정규직 노동자들의 열망을 이용해 우파적 주장을 펴고 있다. 도장, 프라스틱, PDI 등 부서가 상대적으로 일이 편해 조립 라인의 정규직이 “가고 싶어 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즉, 여성을 배제하고 남성만 신규채용하면, 신규채용자들을 조립 라인에 우선 배치하고 그곳에서 일하던 일부 고참 노동자들을 도장, 프라스틱, PDI 등의 부서로 보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기회를 가로막고, 그 노동자들을 더 열악한 조건으로 내몰 위험이 있다. 더구나 조립 라인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을 회피한 채 남성과 여성,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 갈등만 조장한다. 이는 모두에게 해로울 뿐이다.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배제 없는 전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정규직 활동가들이 이 투쟁을 지지하며 연대를 건설해 나가야 한다.

임금 보전, 인력 충원 투쟁에 나선 기아차 식당 노동자들

기아차 식당 노동자들이 임금이 크게 삭감될 처지에 놓였다. 7월 1일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사측이 임금 보전 없이 잔업을 통제·폐지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 달 임금이 적게는 100만 원, 많게는 120만 원이나 깎이게 된다.

식당 노동자들은 그동안 장시간 노동을 강요당하며 고되게 일했다. 2012년부터 기아차에도 주간연속2교대제가 시행됐지만, 식당 노동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사측이 이 부문의 임금은 보전해 주지 않아서, 결국 노동자들은 주당 평균 70~80시간씩 일하며 부족한 임금을 수당으로 벌충해 왔다.

그런데 사측은 또다시, 노동자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이, 노동시간을 줄이되 임금을 삭감하고 노동 강도를 더 높이려 한다.

식당 노동자들은 이에 맞서 임금 보전과 인원 충원을 통한 3교대제(현재 2교대제) 실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지지·연대를 조직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