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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청와대 앞에서: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600명이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제공 황상윤

“6월 30일엔 더 많이 모일 거예요.”

6월 16일 현대·기아차 비정규직지회 6곳과 한국지엠, 판매연대지회 등 비정규직 노동자 600여 명이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투쟁을 결의했다.

이들은 세종로 공원에서 짧은 사전 집회를 한 후 30분가량 행진해 청와대 사랑채 도로에서 본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기만적인 비정규직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몽구, 정의선 일가 퇴진·구속 처벌, 4대 갑질 철폐(불법파견, 원하청 불공정 거래, 노조 와해, 불법 경영세습),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비정규직의 ‘비’자가 떨어져 나갈 때까지 투쟁하자”며 “금속노조 4만 시절의 총파업 기풍을 살려 7월 12~13일 파업을 반드시 전개할 것이다” 하고 말했다. 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싸우자”며 현장에서 함께 조직해 줄 것을 호소했다.

박찬진 기아차비정규직지회 여성위원장은 “기아차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특별채용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들을 철저히 배제했다” 하고 비판했다. 또 “강제 전환배치와 전적 등을 통해 여성 노동자들을 차별하고 있다”며 “여성 노동자들이 나서서 싸워야 존중받을 수 있다. 더 이상 물러나지 않고 투쟁하겠다”며 여성 노동자들의 투지를 대변했다.

김수억 기아차 화성비정규직지회장은 “이렇게 6개 지회가 함께 투쟁에 나선 것이 15년 만이다. 문재인 정부에 더 이상 기대하지도 기다리지도 않겠다. 우리가 투쟁해서 ‘갑질’하는 정몽구 구속시키고 정규직 전환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자”고 호소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전주지회장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더 이상 기다려서는 쟁취 할 수 없다. 더 많이 모여 투쟁한다면 승리 할 수 있다”고 주장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얼마 전 금속노조 가입이 승인된 현대·기아차 판매 비정규직 노조인 판매연대지회가 소개될 때는 참가자들은 진심 어린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집회는 자동차 공장에서 소수인 여성 노동자들의 참가가 도드라졌다. 기아차 화성 공장과 현대차 아산 공장의 도아 공장, 피디아이, 도장, 프라스틱, 식당 등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150여명 가량이 참가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 여성 노동자들은 집회 내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정규직화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배제되거나 열악한 조건의 공정으로 강제 배치되는 등 차별에 시달리는 것에 분노해 있고,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투지를 보여 줬다.

기아차 프라스틱부에서 일하는 한 여성 대의원은 조합원 70명 중 40명이 집회에 참가했다며 이렇게 발언했다. “기아차 사측은 정규직 전환은 고사하고 강제 전환배치 협박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절대로 일하던 곳에서 쫓겨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파 집행부인 기아차 정규직 지부와 지회는 여성 노동자들의 채용을 사실상 반대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집회에서 만난 현대차 아산 공장 여성 대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10년도 넘게 일했다. 문재인이 되고 나서 정규직 전환에 기대를 걸었지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오늘 집회에 참가했다. 6월 30일 노동자대회에는 더 많이 오기로 동료들과 결의했다.”

집회 마무리 시점에 아산지회 간부들은 혈서를 쓰는 결의 의식을 엄숙하게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는 소수이지만 기아차 정규직 활동가들도 참가했다. 이 활동가들은 이후 현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를 건설해 가기 위해 애써야 한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제공 황상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