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의 기간제교사노조 설립 신고 반려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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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일 고용노동부는 기간제교사노조의 노조 설립 신고 반려를 통보했다.
기간제교사노조가 규약에서 “교원이 아닌 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있어 교원노조법과 노조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같은 사유로 박혜성 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이 노동조합 대표로 돼 있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이 자주적으로 결성한 결사체다. 노동부가 노조 규약을 문제 삼아 설립 신고를 반려하는 것은 노동 기본권을 제약하는 부당한 행위다.
기간제교사노조는 노조 규약에서 “계약의 종료 또는 해고되어 구직 중인 기간제교사”의 조합원 자격도 인정하고 있다. 대다수 기간제 교사들이 계약 종료 때마다 구직을 위해 실업을 겪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정한 조건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한 것이다.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직 교사와 동일한 업무를 하며 학교 교육을 떠받치고 있지만, 정부는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해 기간제 교사들의 고용 불안과 차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외면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노조 설립 신고마저 반려한 것은 기간제 교사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나서는 것조차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쪼개기 계약이나 부당한 계약 해지 등으로 고통받는 기간제 교사들이야말로 누구보다 노조가 필요한 이들인데, 이들에게 노조를 결성할 권리도 없다고 하는 것은 야박하기 짝이 없다.
기간제교사노조는 정부가 “기간제 교사들의 고용 불안과 온갖 차별을 해결할 정규직 전환은 외면하더니 이제는 구직 중인 기간제 교사들의 노조 할 권리조차 부정”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동안 전교조 법외노조 사태로 교원노조법의 부당성은 익히 알려졌지만, 기간제교사노조 설립 신고 반려를 통해 이 법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마저 옥죄고 있음이 드러났다.
게다가 기간제교사노조 설립 신고 반려는 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 속에서 벌어진 일이다. 6월 20일 청와대는 “전교조 법외노조 일방적 직권 취소는 불가능하다”며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도 해결할 의지가 없음을 천명했다.
7월 11일 기간제교사노조와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대위’는 고용노동부에게 설립 신고 반려 취소를 요구하고, 기간제 교사 노동권 보장을 위한 투쟁을 벌여 나가기로 결의했다. 이를 위한 연대 확대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 하반기 민주노총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투쟁의 일부로서 함께 싸워 나가기로 했다. 기간제 교사들의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정당한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